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미국산 앵무새’ 등으로 칭하며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3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북과 남의 같은 국방과학연구소에서 진행한 탄도미사일 시험을 놓고 저들이 한 것은 조선반도(한반도) 평화와 대화를 위한 것이고 우리가 한 것은 남녘 동포들의 우려를 자아내고 대화 분위기에 어려움을 주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니 그 철면피함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김 부부장은 이어 “이처럼 비논리적이고 후안무치한 행태는 우리의 자위권을 유엔 ‘결의’ 위반이니, 국제사회에 대한 ‘위협’이니 하고 걸고 드는 미국의 강도적인 주장을 덜함도 더함도 없이 신통하게 빼닮은 꼴”이라며 “자가당착이라고 해야 할까, 자승자박이라고 해야 할까”라고 비꼬았다. 이는 문 대통령이 지난 26일 ‘서해 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한 연설과 앞서 지난해 7월 국방과학연구소 방문할 당시의 발언을 비교한 것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 16일 한미연합훈련 관련 담화에서는 “3년 전의 봄날은 다시 돌아오기 어려울 것”이라며 남북 군사합의서 파기와 대남 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정리 등 남북관계 파국 가능성을 경고하고 나섰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존재감을 과시하는 한편 문재인 정부와 관계 개선을 쉽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지속 보이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담화에선 김여정이 현재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이번 담화를 ‘노동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 부부장’ 명의로 발표해 지난 1월 노동당 제8차 대회에서 부부장으로 강등되며 그동안 일해왔던 조직지도부에서 선전선동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5일 북한이 동해로 발사했던 단거리발사체와 관련 ‘탄도미사일’이라고 사실상 인정했다. 북한은 중앙통신 영문기사에서도 신형전술유도탄을 ‘발사체’로 표현했다 ‘미사일’로 고친 바 있지만 직접적으로 ‘탄도미사일’이란 용어는 쓰지 않았다.
/강동효 기자 kdhy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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