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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발표문도 못낸 '알래스카 담판'…먹구름 드리운 미중관계

바이든 정부 출범 후 첫 고위급 담판서 극명한 입장차

미 "中과 힘들지만 단도직입적 대화" 中 "차이점 여전"

블룸버그 "낮은 합의 도달 못해"…로이터 "양국 긴장 보여줘"

미국 측 토니 블링컨(오른쪽 2번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왼쪽 2번째)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18일(현지시간) 미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미중 고위급 외교 회담을 시작하고 있다. 이번 만남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미중 간 첫 고위급 대면 회의로, 향후 바이든 행정부 4년간 미중 관계를 가늠할 풍향계로 주목받고 있다./연합뉴스




미국 알래스카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이 공동 발표문조차 내지 못한 채 막을 내렸다.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열린 첫 대면 회담에서 양국 간 갈등이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미중갈등이 더 격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질 전망이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 미측 대표로 토니 블링컨(오른쪽 두 번째)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오른쪽)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참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을 시작했다./연합뉴스


미국 측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중국 측 양제츠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전날부터 이틀간 세 차례 2+2 회담을 진행했다.

외신을 종합해보면 설리번 보좌관은 회담 후 광범위한 이슈에서 힘들고 단도직입적인 협상을 했다며 "우리가 있는 지점을 찬찬히 살펴보기 위해 워싱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진할 방법을 찾기 위해 동맹, 파트너들과 협의하겠다고 밝히면서 중국에 대해서는 앞으로 계속 협력할 것이라는 원론적 언급을 되풀이했다.

블링컨 국무장관은 중국의 행동에 대해 동맹과 공유하는 우려를 전하고 미국의 정책과 원칙, 세계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또 홍콩, 신장, 티벳, 대만, 사이버 공간 등 미중 간 충돌 사안에 대해 분명하고 직접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중국으로부터 방어적인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18일(현지시간) 미국 알래스카주 앵커리지에서 열린 미중 고위급 회담에 중국 측 대표로 양제츠(가운데) 공산당 외교 담당 정치국원과 왕이(왼쪽 두 번째)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참석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이날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을 시작했다./연합뉴스


양제츠 정치국원은 회담 후 "솔직하고 건설적이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그러나 물론 여전히 차이점도 있다"고 말해 양측의 갈등이 분명함을 재확인했다. 그는 "양측은 앞으로 건강하고 안정적인 궤도를 향해 우리의 진로를 인도하기 위해 '무갈등' 정책에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이 외교부장은 중국 입장에서 주권이 원칙의 문제이며 이를 방어하려는 중국의 결단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는 점을 미국 측에 분명히 전했다고 덧붙였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이 회담 전 기대치를 낮추려 했지만 최소한 진전에 대한 일부 희망이 있었다면서 아무런 성과를 발표하지 못한 것은 이미 설정한 낮은 기준에도 이르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이 강경한 자세를 취하고 중국은 미국에 타협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라고 경고했다면서 양대 경제대국 간 긴장의 깊이를 그대로 보여준 회담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양국이 협력할 분야로 북한 문제 등을 꼽은만큼 미중이 한반도 문제를 두고 손을 잡을 지 주목된다. 블링컨 장관은 북한과 이란, 아프가니스탄, 기후변화 등 광범위한 의제에 관해 오랜 시간 매우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미 고위당국자는 회담 후 미국이 중국과 협력할 분야가 있는지 탐색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하면서 특히 이들 분야를 꼽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국제사회의 제재를 중국이 소극적으로 이행한다면서 중국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박우인 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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