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현관 앞에 놓인 택배를 상습적으로 훔친 피자 배달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동작경찰서는 피자 배달원 A(28)씨를 상습절도 혐의로 지난달 26일 검거해 조사 중이다.
A씨는 작년 12월부터 지난달 검거될 때까지 서울 동작구·서초구·관악구 일대 아파트에서 총 18차례가량 택배 물품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그는 피자 배달원 신분을 이용해 아파트 내부로 쉽게 진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배달을 마친 뒤 아파트 가장 높은 층으로 이동해 한 층씩 내려가면서 현관 앞에 놓인 물품을 피자 배달용 가방 안에 숨겨 넣는 수법을 사용했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각 세대 문 앞에 택배 물품을 두고 가는 ‘비대면 배송’이 늘어난 점을 악용한 것으로 보인다.
A씨의 범행은 “택배 물품이 없어졌다”는 신고를 받은 경찰이 아파트 폐쇄회로(CC)TV를 분석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피자 배달을 마친 뒤 텅 비어있어야 할 A씨의 가방이 오히려 눈에 띄게 불룩했던 것이다.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A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고 수신자가 A씨가 아닌 택배 박스 10여 개가 발견됐다. 박스 안에는 100여만 원 상당의 생필품과 의류 등이 들어 있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생활고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등 혐의를 대체로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이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다.
/김동현 기자 daniel@sedaily.com,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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