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뮤직, 플로, 벅스 등 실시간 차트를 운영하는 음원사이트에서 10일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는 곡은 걸그룹 브레이브걸스의 ‘롤린’(Rollin’)이다.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인 멜론에서도 24시간 누적 집계를 바탕으로 발표하는 ‘24Hits’ 차트에서 2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채로운 점이 있다면 이 곡은 4년 전인 지난 2017년에 나왔다는 사실이다. 과거 곡이 다시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역주행’이다.
이 곡들의 역주행엔 이번에도 유튜브에서 인기가 바탕을 이루고 있었다. 이른바 유튜브 내 ‘알고리즘의 선택’으로 이용자들의 눈에 띈 곡이 호응을 받으며 조회수를 올리고, 음원사이트에서도 스트리밍의 증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롤린’의 재조명은 유튜브 채널 ‘비디터’에 지난달 24일 ‘브레이브걸스 롤린 댓글모음’이라는 영상이 올라온 게 시작이었다. 음악방송, 군부대 위문공연 등 무대 모음과 댓글, 장병들의 반응 등을 편집한 것이었고, 높은 조회수를 나타냈다. 그 전까지만 해도 브레이브걸스는 이른바 ‘군통령’으로 불리며 군 장병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지만 대중적인 반응을 얻은 걸그룹은 아니었다. 지난 2017년 ‘롤린’을 발매하며 일부 K팝 팬들 사이에서 숨은 명곡으로 회자됐고 일정한 인기를 얻었지만 이후 활동이 부진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음원사이트에서 반응이 왔고, 지니뮤직에선 지난달 말 처음 차트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더니 이달 3일부터 계속해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멜론 24hits 차트에서도 지난달 28일 첫 진입한 이후 꾸준히 순위를 올리더니 5일부터는 아이유의 ‘셀러브리티’(Celebrity)에 이어 계속 2위에 있다. 이 차트는 일정 기간 이상 꾸준한 스트리밍이 없으면 순위에 들어가기조차 쉽지 않은 걸로 유명하다. 음악방송에도 나온다. 소속사 브레이브엔터테인먼트는 “예능과 라디오에도 출연하는 등 대중들에게 다양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내 대표적 음원 강자인 가수 아이유가 10년 전인 지난 2011년 발표한 ‘내 손을 잡아’도 지난달 중순을 전후해 갑자기 각종 음원사이트 최상위권에 오르며 눈길을 끌었다. 1위는 아니었지만 벅스에서 2위, 지니뮤직에서 10위까지 올랐던 이 곡은 지금까지도 차트 10위 안팎의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이 곡은 아이유의 첫 자작곡으로, 2011년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 OST로 이름을 알렸다. 팬들이 콘서트 현장에서 이 곡의 무대를 찍어서 유튜브 등에 올린 게 역주행의 시작이었다. 이에 소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에서 지난 2019년 ‘러브, 포엠’ 콘서트 당시 이 곡을 부른 영상을 공식적으로 올렸다. 그리고 각종 소셜 미디어에서 좋은 반응이 나왔고, 음원차트 역주행으로 이어졌다.
유튜브에서 인기가 음원 역주행을 끌어내는 일은 과거부터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역주행 신화의 시초 격이라 할 만한 걸그룹 EXID의 ‘위아래’부터 그랬다. 2014년 멤버 하니의 무대를 찍은 직캠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발매 4개월만에 다시 음원차트에 오른 바 있다.
/박준호 기자 violato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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