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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시사한 윤석열, 여당 상대 대국민 여론전 시작하나

수사청 추진 관련 ‘작심 발언’ 쏟아내

퇴임 이후 ‘정치적 행보' 포석이 분석도

윤석열 검찰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으로 출근하고 있다./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를 목표로 하는 더불어민주당의 중대범죄수사청(수사청) 추진과 관련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특히 윤 총장은 국민들의 관심이 필요하다며 여당을 상대로 여론전을 예고했는데 법조계에서는 향후 정치적 행보를 염두에 두고 메시지를 던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총장직 100번 걸겠다”…사퇴까지 시사


윤 총장은 1일 국민일보와 인터뷰에서 “지금 추진되는 입법은 검찰 해체”라며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며,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또 “단순히 검찰 조직이 아니라 70여년 형사사법 시스템을 파괴하는 졸속 입법”이라며 “직(職)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이라도 걸겠다”고 결연한 태도를 보였다.

윤 총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수사청을 추진하는 여권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총장은 인터뷰에서 “검찰을 흔드는 정도가 아니라 폐지하려는 시도”라며 “갖은 압력에도 검찰이 굽히지 않으니 칼을 빼앗고 쫓아내려 한다. 원칙대로 뚜벅뚜벅 길을 걸으니 아예 포크레인을 끌어와 길을 파내려 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법 개정을 시도하고 있는 여당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여당 상대 여론전 시사 “두 눈 부릅뜨고 지켜봐달라”


윤 총장이 대의기관인 국회가 아닌 국민을 상대로 관심을 촉구한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그는 “필요하다면 국회에 가서 설명하기도 하지만 국회와 접촉면을 넓힌다고 (수사청 입법을) 막을 수 있는 일도 아니다”라며 국회와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 총장은 형사사법 시스템의 붕괴에 따른 국민의 피해를 강조하면서 국민의 관심을 촉구했다. 그는 수사청 설치와 관련해 “국민 여러분의 이해와 관계되는 중요한 사항”이라며 “코로나19로 힘든 국민들께서 관심의 여유가 없으시겠지만, 졸속 입법이 이뤄지지 않도록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의 이와 같은 발언은 사실상 국회와 소통을 포기하고 남은 4개월 임기 동안 대국민 여론전을 나서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3일 대구고검·지검의 격려 방문을 예고하면서 업무 복귀 이후 첫 공개 행보에 나선 점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검찰총장이 국회가 아닌 국민을 상대로 직접 호소를 이어갈 경우 여권과 대립각을 이루면서 자칫 정치적 포석으로 비칠 수 있다. 특히 윤 총장의 퇴임 이후 행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여전한 상황에서 그가 총장직을 걸고 여론전을 본격화할 경우 수사청 이슈를 벗어난 정치적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

/이경운 기자 clou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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