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4월 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인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이 부산 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은 1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정부 여당의 가덕도신공항법 입법이) 일정한 영향을 미치겠지만 선거의 결과를 바꿀 정도로 힘을 내기는 힘들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안 의원은 부산 서구·동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부산 출신 의원으로 부산 지역 민심이 급격하게 어느 한쪽으로 쏠리거나 지지세로 돌아서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한 것이다. 안 의원은 “가덕도신공항을 특정 정당이 잘해서 법이 통과됐다고 하면 시민들의 역풍을 맞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에 대한 성과를 강조하기 전에 신공항과 얽힌 부산 시민의 정서부터 파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부산시는 지난 1992년 부산도시기본계획을 발표하면서 신공항을 추진했다. 하지만 약 30년간 여러 정부를 거치며 매번 신공항 건설에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4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특별법을 다시 꺼내 들면서 신공항 건설은 국회 문턱을 넘게 됐다. 안 의원은 “신공항은 부산 시민의 30년 숙원이었고 국민의힘도 꾸준히 추진해왔다”며 “가덕도신공항은 340만 부산 시민의 승리이자 성과다. 특정 정당이 해냈고 그래서 밀어주라고 하면 시민들의 마음을 얻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은 여당을 향해 “부산 시민들의 마음에 30년간 신공항을 두고 딴말을 해온 정부의 행태가 각인돼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 과정에서 국토교통부가 사업비 규모를 부산시(약 7조 5,000억 원)보다 4배가량 많은 최대 28조 6,000억 원(국내선+국제선+군공항 이전)으로 산정하며 사실상 반대 취지의 입장을 보인 점을 변수로 지목했다. 안 의원은 “신공항은 입지만 가덕도로 선정됐지 사업이 어떻게 추진되는지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사회적타당성 조사도 해야 하고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는 ‘할 수 있다’고만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법이 통과됐다고 부산 시민의 표가 더불어민주당에 몰려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을 만들려면 정부가 실천을 해야 하는데 (반대한 국토부가) 과연 책임지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여론조사 전문 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6일 전국 유권자 500명을 대상으로 물어본 결과(표본 오차 95%·신뢰 수준 ±4.4%포인트), 53.6%가 가덕도특별법의 국회 통과에 대해 ‘잘못된 일’이라고 응답했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3.9%, ‘잘 모르겠다’는 12.6%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라를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잘못된 일’이라는 응답이 우세하게 나타났다. 무엇보다 가덕도신공항 수혜 지역인 부산·울산·경남에서도 ‘잘못된 일’이라는 답변이 54.0%로 과반을 차지했다. ‘잘된 일’이라는 응답은 38.5%에 불과했다. 대구·경북은 ‘잘못된 일’ 73.4%로 부정 평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이념 성향, 지지 정당별로는 여당 지지층에서만 긍정 평가가 우세했다. 진보 성향자의 50.6%는 ‘잘된 일’이라고 평가한 반면 보수 성향자 73.6%와 중도 성향자 57.1%가 ‘잘못된 일’이라고 답했다. 또 더불어민주당 지지층 61.2%는 ‘잘된 일’이라고 답한 가운데 국민의힘 지지층 84.4%가 ‘잘못된 일’이라고 응답했다.
/구경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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