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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美에 반대로 투자 말라…채권은 지금 때 아니다"

연례 주주 서한 '아메리칸 드림' 믿음 강조

"2016년 PCC 인수는 실수"

/로이터연합뉴스




'오마하의 현인'이자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90)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투자자들에게 “절대로 미국에 반대로 투자하지 말라”며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또 “지금은 채권에 투자할 때가 아니다”라며 채권 투자를 피할 것을 조언했다.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한때 1.6%를 넘어서고 이 영향으로 증시가 급락하는 등 금융 시장이 휘청거리는 가운데 나와 주목된다.

27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버핏 회장은 이날 발표한 14쪽의 연례 주주 서한에서 “짧은 232년 동안 미국처럼 사람들이 잠재력을 발휘하게 한 인큐베이터는 없었다”며 “우리의 변함없는 결론은 절대 미국에 반대로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성공 스토리가 미국 전역에 퍼져 있다”며 “우리나라의 탄생 이후 아이디어와 야망, 아주 적은 자본만 가진 개인들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거나 오래된 것에 대한 고객의 경험을 개선해 자신들의 꿈 이상으로 성공해왔다”고 말했다.

버크셔해서웨이가 채권 시장의 큰손이지만 버핏 회장은 채권 투자를 지양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연기금이든 보험회사든 은퇴자든 전 세계의 고정 수입(채권) 투자자들은 암울한 미래에 직면해 있다”며 “요즘 채권은 있을 곳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FT는 최근 국채 가격 급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률이 높은 저(低)신용등급 채권을 사들이며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면서 버핏 회장은 이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전했다.



FT는 버핏 회장이 지난해 4분기 자사주 매입에 88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지난 한 해 동안 역대 최대인 247억 달러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했다고 전했다. 버핏 회장은 자신과 찰리 멍거 부회장 모두 이로 인해 기업의 내재 가치를 높이고 버크셔가 어떤 기회나 문제에 부딪힐 수 있는 충분한 자금을 갖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설명했다.

버핏 회장은 이날 자신의 실수도 인정했다. 그는 지난 2016년 항공우주·방위업체인 프리시전캐스트파츠(PCC)를 인수한 것과 관련해 “내가 저지른 실수”라며 “너무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시인했다. 로이터통신은 당시 버크셔가 최대 규모인 321억 달러에 PCC를 인수했지만 지난해 8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98억 달러를 상각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버핏 회장은 “버크셔는 PCC 인수로 이 사업에서 최고인 훌륭한 회사를 사들인 것”이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PCC가 좋은 수익을 낼 것이라는 결론을 낸 내가 옳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인수 가격은 과했지만 PCC의 사업성에 대한 믿음은 확고하다는 점을 강조한 셈이다.

한편 코로나19의 여파로 버크셔해서웨이의 지난해 순이익은 425억 달러(약 48조 원)로 전년 대비 48% 감소하는 등 부진했으나 4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23%나 증가하며 회복세를 기록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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