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이 사립 병원보다 높다는 시민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국립대와 사립대 병원의 건강보험 보장률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대 14개 병원과 사립대 60개 등 총 74개 대학병원을 대상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보건복지부에 신고한 의료기관 회계자료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병원에 지급한 건강보험 지급액 자료 등을 활용했다.
그 결과 74개 대학병원의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은 평균 64.7%인 것으로 분석됐다. 4년간 건강보험 환자를 통한 병원이 벌어들인 총 진료비 수입이 약 80조 원인데, 약 28조 원을 환자들이 직접 부담했다는 얘기다.
특히 공공병원인 국립대 병원의 평균 보장률은 68.2%로, 사립대 병원의 63.7%보다 4.5%포인트 높았다. 국립대 병원은 4년간 약 17조 7,000억 원의 수입이 발생했고 이 중 12조1,000억 원을 건강보험에서 부담했다. 사립대 병원은 4년간 받은 진료비 62조 1,000억 원 중 건강보험에서 39조 6,000억 원을 냈다.
경실련은 또 보장률 하위권을 살펴보면 전부 사립대 병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74개 대학병원 중 보장률 하위 10개 병원은 전부 사립대 병원으로 평균 보장률은 55.7%였다. 특히 가장 낮은 보장률을 기록한 차의과대강남차병원은 47.5%의 보장률을 나타냈다.
반면 국립대 병원의 보장률은 대체로 상위권에 분포됐다. 보장률 1위부터 10위 중 8개가 공공병원으로 70.1%의 평균 보장률을 기록했다. 1위인 화순전남대학교병원도 공공병원으로 79.2%의 가장 높은 건강보험보장률을 보였다.
이날 경실련은 “일부 사립대 병원의 경우 교육과 의료라는 공익적 역할을 적절하게 수행하고 있는지 정부의 철저한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며 “지역 간 공공의료 부족에 따른 의료격차를 해소하고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공공병원을 우선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경실련은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시행으로 4년 간 보장률이 상승 추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실제 연도 별로 국립대 병원은 보장률이 2016년 64.9%에서 2019년 71.3%, 같은 기간 사립대 병원은 69.2%에서 68.1%로 모두 증가 추세를 보였다. 다만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9년 보장률은 64.2%로 전년보다 0.4%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쳐 일각에서는 당초 목표인 2022년 보장률 70% 달성은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또 문재인 케어로 지출이 늘어나면서 건강보험료가 더욱 가파르게 인상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방진혁 기자 bready@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