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트위터와 페이스북 접속이 차단된 상황에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국인이 왜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못하나?"라고 발언했다가 비판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고 홍콩 빈과일보가 21일 보도했다.
빈과일보는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최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 AP통신의 보도를 반박하는 가운데 해당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지난 15일 AP통신은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과 함께 트위터·페이스북·유튜브·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조사한 결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퍼트리는 데 미국, 중국, 러시아, 이란이 가장 크게 '활약'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이들 4개국의 유력 관리와 친정부 성향 매체가 코로나19와 관련된 가짜 정보를 유포하고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음모론을 증폭하는 '슈퍼 전파자'였다고 지목했다. 또 4개국 중에서도 코로나19의 기원에 대한 음모론과 거짓 정보를 유포하는 데 앞장선 것은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9년 중반 이후 중국 외교관의 페이스북 계정이 두배로 늘어났고, 트위터 계정은 3배로 늘어났다고 보도했다.
화 대변인은 이 보도를 반박하면서 AP통신에 다른 나라 외교관이나 매체들이 중국의 소셜미디어를 얼마나 사용하고 있는지는 조사해봤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왜 외국인들은 중국 소셜미디어를 사용할 수 있는데, 중국인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하지 못하나?"라고 반문했다.
중국은 2009년 신장위구르자치구 우루무치(烏魯木齊) 유혈충돌 시위 사태 이후 페이스북과 트위터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화 대변인이 이 사실에 반하는 실언을 한 것이다.
빈과일보는 해당 발언에 중국 네티즌들이 놀랐으며 "그래, 나도 왜 중국인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사용할 수 없는지 알고 싶다" 등의 비판적인 댓글을 달았다고 전했다. 또 "공산당과 국가(중국)는 서방문화의 침략으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려고 하는 것이다. 왜 이해를 못하나?"는 냉소적인 글부터, 화 대변인과 외교부 다른 대변인들이 트위터를 사용하는 것을 보면 그들이 진짜 중국인이 맞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올라왔다고 덧붙였다.
빈과일보는 화 대변인의 문제의 발언은 외교부 홈페이지에 올라온 공식 발언록에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페이스북, 트위터는 물론 인스타그램, 유튜브, 넷플릭스, 위키피디아, 주요 외신 인터넷 사이트 등 자국에 불리한 '외부 정보'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는 대부분의 인터넷 채널을 차단하고 있다. 최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음성 기반 소셜미디어 '클럽하우스'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중국이 클럽하우스 접속을 차단한 8일 이후에도 많은 중국 이용자가 클럽하우스에서 타지역의 이용자들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당국이 '만리방화벽'(The Great Firewall)으로 클럽하우스를 막았지만 많은 중국 이용자는 우회 접속을 돕는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여전히 클럽하우스에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중앙통신사는 "정치적 화제 외에도 많은 중국 이용자가 대만 이용자들과 함께 생활 속의 주제와 관련한 방을 개설해 토론한다"고 전했다.
한 중국 이용자는 대만 사람들에게 베이징식 발음인 '얼화'(兒化)를 가르쳐주는 방을 만들기도 했다. 억양과 표현 등에서 다소 차이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말이 서로 통하는 탓에 클럽하우스에서 중국인들과 대만인들은 이처럼 다양한 대화방에서 적극적으로 교류 중이다.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관계 악화와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과 대만 간의 인적 교류가 크게 위축됐지만 클럽하우스가 양안 간의 가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최근 클럽하우스에서는 '양안 청년 대토론'이라는 방이 열려 중국과 대만 이용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고 중앙통신사는 전했다. 클럽하우스 토론에서는 일상적 주제부터 신장 위구르족 수용소, 대만 독립, 홍콩 국가보안법처럼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도 다뤄졌다. 왕신셴 대만 국립정치대 동아연구소 소장은 "양안 민중은 클럽하우스를 통해 상대방이 당국의 선전 관계자가 아니라는 알게 됐다"며 "이런 교류가 모든 사람에게 확장될 수는 없겠지만 교류가 존재하는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기혁 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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