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원단체들이 2025년부터 도입되는 '고교학점제'를 전면 재검토하라고 촉구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17일 교육부가 발표한 '고교학점제 종합 추진계획'에 대해 "교원 수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동교육과정, 온라인 과정, 순회교사제, 외부 강사제를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학생 안전·생활지도 문제, 온라인 강의의 효과, 교육의 질 담보 문제 등이 우려된다"며 "특히 교원 수급이 어려운 농어촌 학교 학생들이 소외되고 교육 격차가 심화하지 않도록 세심한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교총이 이달 4∼7일 전국 고교 교원 2,39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고교학점제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고교학점제를 위한 학생 맞춤형 교육과정 편성 운영의 어려움'(2개 선택)에 대해 '다양한 과목 개설을 위한 충분한 교사 수급 불가'(67.2%)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과도한 다과목 지도 교사 발생'(47.6%), '학생 수요 변화에 따른 예측 어려움'(36.5%) 순으로 나타났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학교 현장의 우려는 알지만, 대책은 차차 마련하겠다'는 식의 부실한 종합계획"이라며 "선결과제 해결 없이 밀어붙이기식으로 고교학점제를 전면 도입하는 계획은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원단체들은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는 고교학점제가 도입되면 교원 개개인이 맡아야 할 과목이 늘어나고, 미이수 지도도 도입돼 교원 부담이 가중할 것이라며 교원수급 대책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입시업계에서는 고교학점제로 인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유리한 명문고 진학 선호현상이 나타나고 선행학습이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종로학원하늘교육은 "고등학교 1학년 때 내신이 상대평가에 국한돼 수능에 유리한 명문고 선호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고1 때 내신 관리를 잘 못 한 학생은 2∼3학년 때는 선택과목보다 수능에 집중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중학교 3학년이 되기 전부터 고등학교 1학년 내신 선행학습을 많이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창영 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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