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나이키와 함께 세계 스포츠 용품·의류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독일 아디다스가 산하 브랜드인 리복을 매각한다. 나이키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리복을 인수한 지 15년 만에 브랜드 재건을 포기하고 매각에 나선다.
아디다스는 16일(현지 시간) 리복을 처분하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다음 달 10일 지난 2020년 실적을 공시하면서 5개년 계획을 발표할 계획인데 여기에 리복 매각안이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아디다스는 올 1분기부터 리복을 폐지된 사업 부문으로 공시할 예정이다. 카스퍼 로스테드 아디다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성명에서 "리복과 아디다스는 서로 독립적으로 성장 잠재력을 훨씬 잘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디다스는 2006년 미국 보스턴에 본사를 둔 리복을 38억 달러(약 4조 2,000억 원)에 인수했다. 미국 시장을 넓히기 위한 전략이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스포츠 용품 시장이지만 자국 브랜드인 나이키가 워낙 강해 아디다스의 활동 공간이 넓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에서 리복의 인기는 계속 하락했고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로부터 매각 압박을 받았다. 그럼에도 아디다스는 리복을 앞세우지 않고 자력으로 미국 시장에서 나이키의 점유율을 떯어뜨리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9년 아디다스가 기록한 리복의 장부가액은 2018년의 절반 수준인 8억 4,200만 유로(약 1조 1,300억 원)에 불과했다. 한 금융 업계 관계자는 리복의 기업가치가 10억 유로(약 1조 3,400억 원)가량 될 것으로 보인다고 추산했다. 리복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4억 300만 달러(약 4,441억 원)로 1년 전보다 7% 감소했다. 지난해 2분기 매출은 2억 2,800만 달러(약 2,512억 원)로 1년 전보다 44%나 급감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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