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로 나설 예비 후보 4인이 TV 토론회에 16일 맞붙었다. 이들은 “정권 교체와 서울시정 개혁의 적임자”임을 강조한 가운데 야권 단일화의 변수인 중도 진영 표심을 겨냥해 후보들 간 ‘중도·보수’ 노선 경쟁까지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날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서울시장 보궐선거 예비 후보 1차 맞수 토론을 진행했다. 1부는 나경원 후보와 오신환 후보, 2부는 오세훈 후보와 조은희 후보가 맞붙었다.
오신환 후보는 첫 발언에서 “사람을 바꿔야 10년 전 실패를 설욕할 수 있다”며 야권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나 후보도 “서울은 전시(戰時)다. 19년 정치 생활 동안 한 번의 흔들림도 없고, 어려울 때 뒤로 물러서지 않았다”면서 “약자의 아픔을 누구보다 잘 안다. 제가 독하게 섬세하게 해내겠다”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두 후보는 토론 시작과 동시에 정책 논쟁을 벌였다. 공격은 오신환 후보가 주도했다. 오 후보는 “청년·신혼부부에게 대출이자를 1억 1,700만 원 지급하겠다고 말했는데 이게 퍼주기 논란이 있다”고 지적한 뒤 “(민생구호긴급자금) 6조 원은 어떻게 마련할 것이냐”고 몰아세웠다. 나 후보는 이에 “제 공약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되받아쳤다.
오신환 후보는 또 핵심 쟁점인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나 후보가 내놓은 원더풀 공약(10년간 70만 가구 공급)을 언급하며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다르지 않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나 후보는 “기간이 다르다”며 반박했다. 이어 나 후보는 오신환 후보가 내놓은 태릉골프장 아파트 건설 계획에 대해 “그린벨트는 지켜야 하는 게 아니냐”고 지적했고 오 후보는 “공공 택지를 모아 시작하겠다고 말한 것”이라고 응수했다. 오 후보가 “강경 보수 깃발을 들고는 승리하지 못한다”고 말하자 나 후보는 “제가 왜 가장 오른쪽에 있는 사람이냐. 오히려 중간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중도를 강조하기도 했다.
2부에서 맞붙은 오세훈 후보와 조은희 후보도 부동산과 복지 정책에 대한 논쟁을 벌였다. 전직 서울시장, 현직 서초구청장답게 두 후보는 부동산 공급 규모와 재건축 용적률 규제 등 부동산 정책의 세세한 부분에 대한 지적을 주고받았다. 그러나 오세훈 후보는 복지 정책에 대한 토론 때 조 후보가 구청장으로서 추진한 공유어린이집 정책을 거론하며 “진정한 위민 정책”이라고 추켜세웠고 조 후보도 “(후보들 간에) 안면몰수하는 것은 서로에게 예의가 아니다”라며 “칭찬할 건 칭찬하고 그런 게 아름다운 토론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오 후보는 “정체된 서울시를 보며 피눈물을 흘렸다”며 “마음의 빚을 갚을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조 후보는 “보수도 새로운 인물로 승부해야 한다”며 “제게 칼을 쥐어주면 안철수 후보를 건너 박영선 후보를 잡고 민주당을 심판하겠다”고 강조했다.
/구경우·김혜린 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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