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우상호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5일 첫 TV토론에서 도시 계획·부동산 대책을 두고 날 선 공방을 벌였다. 우 의원은 박 전 장관의 ‘21분 다핵 도시’ 계획이 “서울시 대전환이 아닌 대혼란”이라고 혹평했고 박 전 장관은 우 의원의 ‘강변 아파트 개발’ 정책을 두고 “질식할 것 같은 도시”라고 쏘아붙였다.
우 의원과 박 전 장관은 이날 밤 MBC 100분토론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경선 첫 TV토론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우 의원은 “가난한 도시를 대변하는 시장이 되고 싶다”고 말했고 박 전 장관은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하는 첫 여성 시장이 되고 싶다”고 밝혔다.
화두는 ‘부동산’이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MBC ‘100분 토론’ 의뢰로 지난 13~14일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차기 서울시장이 직면할 주요 현안 중 ‘주거 및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38.6%의 지지를 얻어 1위로 꼽혔다. ‘일자리 및 경제 활성화’ , ‘코로나19 방역 및 사후 대책’이라는 응답이 각각 30.1%, 15.4%로 그 뒤를 이었다(표본오차는 ±3.1%P, 신뢰수준 95%).
우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이 집값 안정 문제를 두고 노심초사하는데 민주당 후보가 강남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완화한다는 발언을 하는 게 적절하느냐”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박 전 장관의) 발언 이후 서울시 후보들 때문에 강남 집값이 떠들썩거린다는 보도가 나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전 장관의 공약대로) 경부고속도로를 지하화하고 8,000호의 주택을 지으면 아름다워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인근 서초·강남 지역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박 전 장관은 곧바로 “가장 먼저 개발하고 싶은 곳은 강북에 30년 이상 된 공공임대주택들”이라고 받아쳤다.
우 의원은 박 전 장관의 대표 공약인 ‘21분 다핵 도시’가 “서울시 대전환이 아니라 대혼란을 불러올 수 있다”고 혹평했다. 우 의원은 “강남에 서울시민 직장이 30%, 종로에 20%가 있는 상황에서 서울시민의 직장을 옮겨주거나 집을 직장 인근으로 옮겨야 하는데 가능한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또 “25개 구청 간의 충돌과 마찰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박 전 장관이 21분 다핵 도시에 짓겠다고 공언한 ‘수직정원’에 대해서도 “막대한 국민 세금을 퍼부어 그 위에 정원을 짓는 구상이 서민의 삶과 관련이 있느냐”며 “한가한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반면 박 전 장관은 우 의원의 ‘강남 강변 아파트 공급’ 공약에 대해 “질식할 것 같은 서울”이라며 “서울은 남산이 있어 스카이라인을 중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의원 공약을 실현할 경우 한강 변 조망권의 공공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우 의원은 “조망권을 해치지 않는 지역”이라며 “6~7층 정도의 타운하우스와 조망권이 자유로운 곳은 15층까지 건설해 걱정하시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인엽 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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