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10일 인천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방문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피해를 겪고 있는 상인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굴, 젓갈, 문어 등을 직접 구입하며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청취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설 연휴를 하루 앞둔 이날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전통어시장을 찾았다. 지난 2017년 3월 대형 화재로 영업이 중단됐던 소래포구 시장은 지난해 12월 전통시장으로 공식 인정받고 현대식 시설로 재개장했다. 대선주자 신분이던 문 대통령도 당시 소래포구 시장을 방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소래포구 어시장이 완전 새로운 모습으로 새롭게 개장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다”며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 내외는 이날 상점 아홉 군데를 둘러보며 각종 수산물을 구입했다. 구매 품목은 농어, 강도다리, 문어, 굴, 명란젓, 개불, 멍게, 해삼, 냉동꽃게, 피조개 등에 이른다. 주로 에코백을 멘 김 여사가 가격 등을 물으며 수산물을 고르면, 문 대통령이 손에 들고 있던 바퀴 달린 장바구니에 수산물을 넣는 모습이었다. 계산은 전통시장 전용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으로 했다. 이날 구입한 수산물 등은 설 명절기간 근무 중인 직원들을 위해 청와대 구내식당에 전달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수산물을 구입하며 시장의 체감 경기도 살폈다. 남매수산을 방문한 문 대통령이 주인에게 “장사가 조금 회복되는 것 같습니까?”라고 묻자 사장은 “요새는 조금 어렵습니다. 도와주세요”라고 답했다. 이에 문 대통령이 “아직 새로 개장한지 잘 모르는 분도 많을 것”이라고 말하자 사장은 “맞아요, 홍보 좀 부탁드릴게요”라고 요청했다. 다른 상점으로 이동한 문 대통령은 “재개장했다는 것이 알려지고, 코로나가 좀 진정되면 서울시민들이 좋아하니까 관광지로도 많이 올 것”이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다만 일부 상인은 “불났을 때 좀 도와주셔야지. 4년 동안 고생을 얼마나 많이 했는데”라며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여사는 이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용기내 캠페인’에 동참하기 위해 관저에서 수산물 포장 용기를 직접 가져왔다. 김 여사는 수산물을 구입할 때마다 가져온 플라스틱 용기를 전달했다. 김 여사는 “바다가 너무 해양오염이 심해서 우리들이 솔선수범하는데 정말로 착하게 연예인들이 하는 것을 보고 제가 감명 받았다”면서 “그래서 저도 이렇게 왔다”고 말했다. 김 여사가 사용한 지갑도 자동차 폐시트로 만든 친환경 업사이클 제품이다.
한편 문 대통령 내외가 구입한 젓갈 100여 세트 등은 더 어려운 이웃에게 아름다운 기부를 13년째 이어온 인천시 만석동 쪽방촌 주민들에게 전달할 계획이라고 청와대는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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