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건군절(정규군 창건일) 73주년을 맞아 인민군이 대규모 건설 등 경제건설 전반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한 듯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 건군절을 보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노동당의 영도에 끝없이 충실한 혁명적 당군이 있기에 주체의 사회주의 위업은 필승불패다'라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인민군대는 당의 사회주의 건설 구상을 앞장에서 실현해나가는 척후대, 본보기 집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주의 건설의 새 승리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에서 군민대단결, 군민협동작전의 위력을 남김없이 과시해야 한다"며 "주둔지역 시·군을 사회주의 선경으로 꾸리기 위한 군민협동작전에서 주동이 되고 선도자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 초 8차 당대회에서 지방경제 발전에 국가적 관심을 돌릴 것을 지시한 만큼 군부대를 주둔 지역 주택 건설 등 지역경제 발전에 동원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수해 복구작업과 방역 조치에도 군을 대대적으로 동원한 바 있다.
신문은 "전군에 당중앙의 명령일하에 절대복종하며 오직 당에서 하라는 대로만 하는 규율과 질서를 더욱 엄격히 세워야 한다"며 "모든 군사활동의 총적 지향도 당 중앙을 결사옹위하고 당의 결심을 실천함에 있다"고 역설했다. 또 "인민군대는 침략 세력이 원하는 그 어떤 전쟁 방식에도 다 대응해줄 수 있고 단호히 제압 분쇄할 수 있는 강력한 전쟁 수행 능력을 갖췄다"며 "적대세력이 우리를 털끝만큼이라도 건드린다면 가장 강력한 공격적인 힘을 선제적으로 동원해 공화국 영토 밖에서 철저히 응징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당대회에서 당규약을 개정하며 당이 군의 상위 조직이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북한은 지난 1948년 2월8일 인민군을 창설해 1977년까지 '건군절'로 기념했다. 그러다가 1978년부터 김일성 주석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유격대)을 조직했다는 1932년 4월25일을 인민군 창건 기념일(건군절)로 기념해 왔다. 이후 2018년에 다시 2월8일을 건군절로 삼았다. 4월25일은 지난해부터 국가명절이자 공휴일로 지정했다.
북한은 2018년 건군절에 열병식을 개최했다. 군 지휘관들은 당시 금수산태양궁전도 참배했다. 2019년에는 김 위원장이 인민무력성을 방문해 축하연설을 하고 공훈국가합창단의 축하공연을 관람했다. 지난해에는 인민군 장병들이 전국 각지의 김일성·김정일 동상에 헌화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올해 건군절 73주년 관련 노동신문 1면 사설과 군 장병 위문·편지 발송 등의 보도가 있었으나 그 외에는 현재까지 특별한 동향 보도가 없다"고 설명했다.
/윤경환 기자 ykh22@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