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자율주행 전기차를 누가 최종 조립해 생산하느냐에 대한 외신의 전망 보도가 춤을 추고 있다.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애플카가 생산될 것이라는 보도와 애플이 현대차그룹과의 위탁 생산 협상을 중단했다는 보도가 같은 날 서로 다른 유력 매체에서 나왔다. 최근 애플카 보도의 정보 출처는 모두 ‘익명의 소식통’이다. 애플의 비밀주의와 주요 자동차 생산국들의 ‘견제 심리’가 중구난방 전망 보도의 배경인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 5일(현지 시간) 애플과 현대차·기아 간의 논의가 잠정 중단됐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현대차·기아와의 협상 중단이 가혹할 정도로 철저한 애플의 비밀 준수 요구 때문인 것으로 추측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8일 애플카 위탁 생산 논의와 관련한 국내 보도가 나오자 “협상 초기 단계로 결정된 것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애플은 이 정도 입장 표명에도 분노한 나머지 협상을 중단시켰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수년간 비밀리에 추진했던 애플카 부품·조립 네트워크 관련 소식이 알려지자 화가 났을 것”이라면서 “양사 간 논의가 언제 재개될지 불분명하다”고 전망했다.
이와 반대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현대차그룹이 협상을 이어가고 있으며 합의할 경우 기아의 미국 조지아 공장에서 연산 최대 10만 대를 조립할 수 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협상에서 현대차가 기아에 30억 달러(약 3조 5,000억 원)을 투자하는 방안까지 애플과 논의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만 WSJ는 현대차·기아가 애플과 협상 중인 유일한 업체는 아니라고 보도했다.
이 보도 이틀 전인 3일에는 CNBC가 “현대차·기아와 애플의 위탁 생산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전했다. CNBC 역시 현대차·기아가 유일한 후보는 아니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현대차·기아가 애플카 생산 업체 후보라는 소식에 묘한 경계심을 나타내고 있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애플이 적어도 한일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 6개 사와 교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일본 차 업체 중 혼다와 마쓰다는 애플로부터 제안을 받았는지 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고 미쓰비시차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했으며 닛산은 답변을 피했다고 전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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