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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중년의 ‘뷰티풀한’ 성생활을 위해서

부부에게 중요한 3가지…음식·대화·속궁합

여전히 성생활을 즐기는 70대 부부가 행복한 이유

힘 닿는 데까지 '사랑을 즐기라'





섹스는 아름다운 행위이지만 동시에 인류의 타부이기도 하다. 섹스의 본딧말은 두 인격체 간 사랑을 확인하는 몸짓의 언어. 동의 받지 않거나 (섹스의 대가로) 현물이 오고 가는, 그리하여 사랑이 거세된 섹스가 사랑의 밀어가 아닌 부당한 행위로 치부 받는 이유다.

단어로서 섹스 앞에 ‘중장년’이란 수식어가 붙으면? 타부의 강도가 거세진다. 한 지인은 결혼 후 장모님과 장인어른이 함께 샤워하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고 고백했다. 그렇다. 중장년의 스킨십, 나아가 섹스는 공공의 장에서 설 자리가 없다.

라이프점프가 중장년의 섹스를 다루는 유튜버 옥이네 TV를 인터뷰이로 모신 까닭이 여기에 있다. 알게 모르게 우리 내부에 박제된 중장년 성에 대한 금기를 조금이나마 깨보려는 시도다.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뭐라고 불러 드리면 좋을지 고민해봤다. 누님이라고 하면 될까?

“이모라고 해라. 나이도 어려보이는데.”

-인터뷰어가 그래도 40대 중반인데 이모라... 그게 편하시다면 이모님이라고 부르겠다. 자기소개부터 부탁 드린다.

“중장년 부부가 나눌 수 있는 진정한 행복을 성을 매개로 전달하는 옥이네TV의 이미옥이다. 만나서 반갑다.”

-언제부터 유튜브를 해왔는지.

“2019년 9월부터니깐 1년 반 정도 됐다.”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가 있나.

“우연히 동네에 붙은 중년 유튜브 교육 플랜카드를 봤다. 친구들을 꼬드겨서 함께 수강해보려고 했는데 다들 귀찮다고 해서 혼자 교육을 받았다. 당시 강사님이 ‘앞으로의 세계는 모바일에 의해 좌우될 것’이란 말을 듣고 너무 공감이 됐다.

교육을 다 이수하고 나서 집 근처 대림동 중국인 거리에 나가 풍경을 담거나 남편 들려준다고 피아노 치면서 노래한 걸 유튜브에 올렸다. 그러다 지금 주제로 바꿨지.“

-아, 처음부터 이 주제로 방송을 하셨던 게 아니었구나. 방송의 테마를 바꾼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음악학원을 운영했었다. 취미로 시 낭송, 노래 부르기 등을 즐겼는데 이걸 찍어서 유튜브에 올렸다. 또 어떤 주제로 방송을 해볼까 하다가, 책에서 ‘부부에겐 3가지 중요한 것이 있는데 대화, 음식, 그리고 성생활’이란 내용을 읽고 깊이 공감했다.

그러다가 ‘세종대왕의 정력’을 주제로 방송을 올렸는데 자고 일어났더니 무려 3만명 이상이 시청했더라. 신세계를 만난 거지. 이거다 싶어서 비슷한 컨셉으로 방향을 잡았다. ‘정력에 좋은 음식’, ‘바람직한 부부 관계 횟수’ 등을 주제로 후속방송을 올렸더니 역시나 반응이 폭발적이었다.“

-그러니까, 중장년의 성생활이란 주제는 우연하게 발견한 것이네. 앞서 말한 유튜버 양성과정에서 ‘이런 콘텐츠가 속칭 먹힌다’고 알려줘서 착안했던 것도 아닌 건가.

“양성과정에서는 온전히 모바일 기기를 다루는 부분만 배웠다. 지금이야 많은 분들이 찾아줘서 수익도 발생하지만 유튜브로 돈 버는 법도 몰랐다. 그저 방문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재밌고 신나서 유튜브 방송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수익 이야기가 나왔으니 물어본다. 방송으로 수익이 얼마나 발생하고 있는 건가.

“유튜브라는 것이 부업으로 참 좋은 것 같다. 초기비용도 들지 않고.그런데 어쩌다 보니깐 돈을 벌게 된 거지, 처음부터 돈을 벌기 위해서 유튜브를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가르쳐 준 사람도 없고.”

-영상을 보면 중장년 성생활에 대한 지식이 만만찮던데.

“오히려 방송하면서 관련 지식이 많이 늘었다. 지금도 계속 학습하고 있다. 신나서 하다 보니깐 전문가가 되고 있달까. (하하)”

-우리 사회는 여전히 중장년 계층의 성생활에 대해 쉬쉬하는 경향이 짙다. 중장년들에게 성생활은 어떤 관점으로 봐야 하나.

“아까도 말했지만 부부에게는 3가지가 중요하다. 먼저 먹는 게 맞아야 하고 대화가 통해야 한다. 마지막이 섹스다. 속궁합이 맞지 않는 부부는 불행하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속궁합은 만들어져 가는 것이란 사실이다. 부부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튜브 ‘옥이네TV’ 운영자 이미옥씨


-이모님이 중장년의 성생활을 주제로 방송을 하지만 ‘야하다’는 느낌보다는 ‘친절함’ 혹은 ‘푸근함’, 이런 느낌이 강하다. 방송을 통해 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인지 설명해달라.

“부부가 행복해지는 방법을 함께 고민해보자는 것이다. 부모세대의 성을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불편해 하는 사회적 시선이 여전하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부부는 가정의 중심이고 행복한 부부가 사는 집은 평안하고 자식들도 잘 된다. 부부가 사랑을 나누는 행위는 그래서 중요하다.”



-한 통계를 보면 결혼 후 섹스리스 상태로 지내는 부부가 10명 중 3명 이상이라는 조사결과가 있다. 섹스리스 부부들의 결혼생활 만족도는 그렇지 않은 부부들 대비 낮다는 통계도 있다. 섹스리스를 극복하려면 어떤 방법이 있을까.

“두 가지다. 기본적인 스킨십을 유지하라는 것. 자주 붙어 있어야 한다. 손도 만지고 살도 맞대고. 나도 유튜브 하면서 남편이랑 더 가까워진 것 같다.

그 다음은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먼저 다가서라는 거다. 언니뻘 되는 분이 남편하고 싸우고 각방을 쓰고 있다 하던데, 당장 안방으로 들어가시라고 말했다. 서운한 시간이 길어지면 들어가고 싶어도 못 들어가니까. 아무것도 아닌 일이 곪아서 섹스리스가 되더라.“

옥이네TV 대문. 2021년 2월1일 현재 구독자 12만9,000여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모님 방송 중에 ‘한국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부부관계 횟수가 적은 곳’ 편을 봤다. 1위는 어딘가.

“일본이다. 섹스리스의 최대 유발원인은 스트레스다. 일본은 그만큼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는 거지.

내 나이 30대일 때 60대 지인과 나눴던 대화가 기억에 남았다. 그분 말씀이 남편이 자기 옆으로 절대 오지 않는다더라. 남편은 너무 건강한데 나랑 관계를 하지 않는 걸 보니 ‘분명히 안 할 사람도 아닌데 딴 짓 하나’라는 생각이 들더라는 거지. (하하)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니 남편이 더 보기 싫어지더란다. 이런 푸념하시는 분들을 많이 보아왔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그럴 거다. 그런데 10년쯤 지나서 그 여자분을 우연하게 만났는데 남편이 죽었다고 하더라. 그러면서 이런 말을 하더라. ‘일찍 죽었어. 안 슬퍼. 애틋함도 없어.’ 안타까운 현실인 셈이다.“

-반대로 즐거운 성생활로 흰머리가 됐어도 금슬이 좋은 분들도 만나셨을 텐데.

“70대 노부부가 있었는데 이 분들은 여전히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고 했다. 여성분 얼굴이 그냥 환하더라. 인생이 즐거운 거지. 부부간 성생활은 나이와 상관없는 거다. 실천하느냐, 하지 않느냐의 차이인 것일 뿐이다. 내 방송에 댓글 단 한 70대 어르신은 여전히 일주일에 수차례는 성생활을 즐긴다면서 행복하다고 하시더라. 내용이 좋아서 캡쳐까지 해놨다. (하하)”

-70대에도 왕성하게 사랑의 밀어를 나눌 수 있다니, 놀라운데!. 그러고 보니깐 방송 중에 적당한 ‘적당한 성생활을 통해 더욱 행복한 부부생활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는데 얼마나 자주 사랑을 나눠야 ‘적당한’ 것인가.

“힘이 닿는 만큼? (하하)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부부 간 성생활은 즐길수록 좋은 거다. 가정의 중심은 부부이고 부부가 행복해야 자식들도 잘 되는 법이니까. 몸으로 나누는 대화가 진정한 행복이라고 믿는 것이 중요하다.”

-이모님의 남편을 향한 사랑이 대단해 보인다.

“난 남편과 둘이 있을 때가 제일 편안하다. 친구들하고 여행도 안 간다. 남편하고 노는 게 가장 즐겁다. 남편에게 대우 받는다는 느낌이랄까. 아내를 항상 존중해주고 언제든 내 편이고.(하하)”

-서먹해진 이 땅의 많은 중년 부부들에게 부러움을 살 만한 발언이네. (하하) 옥이네TV 구독자가 12만명이 넘는데 콘텐츠에 대한 중장년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데이터를 보면 55세~65세 구독자가 40% 가량으로 가장 많고 55세 이하는 15% 정도, 나머지는 65세 이상이다. 연령구성을 보면 확실히 중장년층이 큰 관심을 보인다.

우리 연령대는 성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세대잖아. 남몰래 배웠던 성을 뻔뻔한 아줌마가 알려준다 하니 흥미로워 하시는 것 같다. 영상 콘텐츠에 달린 댓글에 ‘잘 배웠다’란 반응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겠지.“

옥이네TV 콘텐츠 중 최다 클릭수를 기록한 '최고의 정력제' 편. 2021년 2월1일 현재 약 367만 클릭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콘텐츠는 어떤 거였나?

“정력제를 소개해주는 영상이었다. 340만뷰 이상이 나왔으니깐. (하하)”

-자녀분들의 반응도 궁금하다.

“딸 하나, 아들 하나가 있는데 엄마가 재밌어 하니깐 응원해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대다수 중장년들은 정규교육 시스템에서 성교육을 받지 못한 세대다. 야한 동영상 같은 것을 보고 성에 눈을 뜬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야한 동영상 속 관계는 정상적인 것이 아니잖아.

성은, 특히 중장년의 성은 숨기고 가릴 것이 아니다. 오히려 공개된 장에서 즐거운 방식으로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웬 뻔뻔한 아줌마가 진행하는 별난 방송이라고 중장년분들이 많이 찾아봐주신다. 내가 하는 유튜브 방송의 목표는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한 것이다. 부부가 가정의 중심이라는 믿을 갖고 사랑을 나누시길 바란다. (하하)“

/박해욱 기자 spooky@lifejum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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