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선거에 뛰어든 여야 주요 후보들이 31일 현장 행보를 하며 서울시 개발의 청사진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여야가 강북권 유권자를 겨냥해 굵직한 대형 공약을 연이어 발표한 가운데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 사이에서는 단일화 경선 제안이 나오는 등 존재감을 키우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대표 공약으로 내건 ‘21분 컴팩트(함축) 도시’ 현장 행보의 일환으로 서울 도봉구 플랫폼창동61 공연장을 방문했다. 박 전 장관은 “서울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뒤처진 동북 4구(도봉·노원·강북·성북)를 반드시 재탄생시킬 계획”이라며 “도봉구 창동 일대는 노원·도봉의 ‘21분 컴팩트 도시’의 모범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창동역과 노원역 사이에 있는 창동 차량 기지와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등을 하나의 생활권역으로 묶어 21분 안에 직장, 교육, 보육, 의료, 쇼핑, 문화 활동 등이 모두 가능한 공간으로 재탄생시키겠다”고 밝혔다. 특히 차량 기지와 주차장·터미널 부지는 토지 임대부 방식으로 평당 1,000만 원의 반값 공공 분양 아파트를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재차 강조했다.
‘강북 민심’ 잡기에 매진하고 있는 우상호 의원은 이날 광운대 역사를 찾아 1호선 지상 구간을 전면 지하화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원은 서울역∼구로, 구로∼온수, 구로∼금천구청, 청량리∼창동 구간 지하화로 약 17만 5,000평의 부지를 확보해 도심 녹지와 공공 주택을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전면으로 내건 상황이다. 강남북 균형 발전을 기치로 내걸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겠다는 전략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판단에서다.
여야가 경쟁적으로 대형 개발 공약을 발표하자 여론의 관심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제3지대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날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한 금 전 의원은 안 대표에게 ‘1 대 1 경선’을 제안했다. 금 전 의원은 출마 회견에서 “국민의힘이 오는 3월 초까지 경선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안 후보와 제가 경선 절차를 하자는 취지”라며 ‘제3지대 경선’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이후에 국민의힘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칠 수 있다”고 말했다. 무소속인 본인과 안 대표가 먼저 경선을 하고 승자가 국민의힘 후보와 경선을 해 야권 단일 후보를 뽑자는 구상이다. 금 전 의원은 또 국민의힘 입당 가능성에 대해 “저도 여러 차례 입당하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선을 그었다. 다만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 제안한 단일화 논의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며 일단 부정적 의사를 밝혔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