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바이오엔테크가 개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이스라엘에서 실제 접종된 후 92%에 달하는 예방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당초 화이자 측이 임상 시험을 통해 제시했던 95%의 예방효과보다는 낮은 수치지만, 이에 상당히 근접해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고 일간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의 2대 의료관리기구(HMO) 마카비는 1차와 2차 접종을 마친 16만 3,000명의 회원 중 1주일 후 코로나19에 감염된 인원은 31명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마카비가 비교군으로 설정한 같은 수의 비(非) 접종자 중에서는 6,437명이 감염됐다. 두 그룹에서 나온 감염자 수를 비교해 백신 접종시 발병률이 낮아지는 정도를 산출한 접종 효과는 92%로 드러났다.
마카비의 백신 담당 수석 분석가인 아나트 엑카 조하르는 "아주 좋은 소식이며 이번 연구는 접종을 완전히 마친 대규모 인원을 조사한 세계 첫 사례"라고 평가했다. 백신 제조업체인 화이자가 임상시험을 통해 자사 백신의 예방 효과를 95%로 제시했던 것과 관련, 이스라엘 최대 의료기관인 셰바 메디컬 센터의 감염병 전문가 에얄 레샴은 "(화이자가 제시한 효과보다) 3%포인트 낮지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가 기대하는 표준편차 안에 있는 아주 높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마카비는 지난 25일 2차 접종 후 1주일이 지난 12만 8,000명 중 코로나19 감염자가 20명이었다는 조사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조사에서는 비 접종자 또는 가짜 약을 투여한 비교군이 없어 정확한 비교가 어려웠다. 반면 이번 연구에서는 1∼2차 접종자 그룹과 나이대, 건강 상태 등이 유사한 비교집단을 설정했다. 항체 형성에 소요되는 기간을 고려해 감염 여부 조사는 백신 투여 후 7∼16일 사이에 진행했다. 엑카 조하르 분석가는 "백신 접종자 그룹에서 나온 감염자 중 누구도 병원에 입원한 사례는 없었다. 모두가 경증이었다"며 "두통이나 경미한 통증을 나타냈으며 발열도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이스라엘 보건부는 71만 5,425명의 2차 접종자 가운데 감염자가 317명 나왔다고 밝혔다.
/이혜인 인턴기자 understan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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