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 러만도 미국 상무장관 지명자가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최근 조 바이든 행정부의 대중 강경 대응 발언이 잇따르는 가운데 상무부도 고강도 압박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셈이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러만도 지명자는 26일(현지 시간)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은 분명히 경쟁에 반하는 방식으로 행동해왔고 미국 노동자와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해쳤다”며 “나는 미국인이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맞서 경쟁할 수 있도록 아주 공격적으로 행동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러만도 지명자는 이어 “블랙리스트든 관세든 상계관세든 모든 수단을 가능한 한 최대 한도로 이용해 미국인 노동자의 경기장을 평평히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을 압박하기 위해 동맹국과 협력하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중국의) 위협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범정부 대응을 요구하는 사안이며 인준되면 나의 역할을 할 것”이라며 “동맹과 협력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아주 심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화웨이의 거래 제한 기업 지위를 유지하겠냐는 공화속 소속 테드 크루즈 의원의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지만 “미국의 국가·경제 안보에 최선이 무엇인지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혀 제재 유지 가능성을 열어뒀다.
러만도 지명자 외에도 바이든 행정부의 주요 인사들 역시 중국을 압박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날 상원 인준을 받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은 지난주 열린 인준 청문회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더 강경하게 접근한 것이 옳다고 믿는다”며 “여러 분야에서 그 일을 진행한 방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기본 원칙은 옳았다”고 밝혔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 지명자도 지난 19일 인준 청문회에서 “중국의 불공정하고 불법적인 관행에 맞서 싸워야 한다. 다양한 수단을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행정부에서 지속됐던 미중 갈등이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쉽게 풀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비아 성 JP모건 글로벌전략가는 “중국에 대한 미국의 부정적 견해가 점점 더 증가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최근 중국 정책의 매파적 추세를 미국이 반전시키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편 블링컨 장관은 27일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무상과 첫 전화 회담에서 국제사회의 여러 현안에 대처하는 데 긴밀히 제휴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담에서는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도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모테기 외무상은 블링컨 장관과 조기에 대면 회담을 열 필요성이 있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며 미국 측과 일정을 조율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안에 미국을 방문할 계획임을 밝혔다.
/박성규 기자 exculpate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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