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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호소인'이라 부르던 남인순 6개월만에 사과…'사과호소인'인가 비판

남인순 "피해호소인 지칭, 피해자에 깊이 사과"

야권, "너무 늦은 사과…사퇴해야" 맹폭

민주당서도 "부끄럽고 참담"자성 목소리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투표를 마치고 기표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태를 둘러싼 자신의 잘못을 사건 발생 6개월 만에 뒤늦게 인정하고 26일 사과했다. 남 의원은 박 전 시장 피소 사실을 유출한 당사자로 지목돼 왔다. 민주당도 “뼈를 깎는 쇄신의 노력으로 공당의 책임을 다하겠다”고 당 차원의 입장을 내놨다. 전날 국가인권위원회가 박 전 시장 사건을 성희롱 사건으로 결론 짓자, 6개월 만에 당 차원의 사과를 한 것이다. 하지만 그간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지칭한 민주당과 남 의원이 이를 책임지겠다는 명확한 언급은 없어 ‘사과 호소인’이라는 비판을 불러오고 있다.

◇남인숙 “서울시 젠더특보와 통화…혼란야기 ‘불찰'

남 의원은 "박 전 시장의 행위가 성적 굴욕감 또는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성적 언동으로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결과에 대해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직권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건 당시 제가 서울시 젠더특보와의 전화를 통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지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고, 이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저의 불찰"이라고 썼다.최근까지도 "질문은 했지만 피소사실을 유출한 바 없다"며 선을 그어왔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자신의 행동을 '불찰'이라고 적시한 것이다.

남 의원은 "이로 인해 피해자와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해 오신 단체와 성희롱·성차별에 맞서 싸워온 2030세대를 비롯한 모든 여성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도 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정치권이 피해자의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다"면서 "저의 짧은 생각으로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입게 되었다"고 적었다.

◇의원직 사퇴 요구에 답 없어…수석대변인 논평 '내로남불’논란키워

다만, 박 전 시장 측에 피소 사실을 유출했다는 의혹에 대해 남 의원은 이날도 인정하지 않았다. 그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저의 불찰”이라고만 했다. 여성단체 등에서 요구한 의원직 사퇴 요구에도 답하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 역시 별도의 메시지는 없었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가 이날 중앙당 교육연수원 발대식에서 "4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와 입후보자에 대한 성평등 교육을 충실히 잘해주시기 바란다"고 한 발언이 전부였다. 신영대 민주당 대변인이 짧은 논평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25일 박 전 시장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민주당은 인권위의 결과를 존중하며, 피해자와 서울시민을 비롯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신 대변인은 “피해자가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인권위의 권고사항을 이행하겠다”며 “성인지적 정당문화를 위해 더 낮은 자세로, 더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하겠다”고 덧붙였다. 오히려 최인호 수석대변인이 전날 김종철 전 정의당 대표 성추행 의혹과 관련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고 밝혀 논란만 키웠다. 일각에서 ‘내로남불’식이라는 비판이 제기됐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참담하다'는 성찰의 목소리가 나왔다. 권인숙 민주당 의원은 이날 SNS을 통해 "민주당도 정의당과 같은 문제와 과제를 안고 있는데 '충격'과 '경악'이라며 남이 겪은 문제인 듯 타자화하는 태도가 어떻게 가능한지 모르겠다”며 “너무나 부끄럽고 참담했다”고 지적했다.



[전문] 남인순 의원 입장문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 드립니다]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희롱 등에 대한 국가인권위원회 직권조사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사항 등이 충실히 이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사건 당시 제가 서울시 젠더특보와의 전화를 통해 “무슨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지” 물어본 것이 상당한 혼란을 야기했고, 이는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는 저의 불찰입니다. 이로 인해 피해자와 여성인권운동에 헌신해 오신 단체와 성희롱·성차별에 맞서 싸워온 2030세대를 비롯한 모든 여성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사과드립니다.

또한 피해자에게 ‘피해호소인’이라고 지칭해 정치권이 피해자의 피해를 부정하는 듯한 오해와 불신을 낳게 했습니다. 저의 짧은 생각으로 피해자가 더 큰 상처를 입게 되었습니다.

다시 한번 피해자에게 깊이 사과드립니다. 피해자의 고통에 공감하고, 특히 2차 가해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며, 피해자의 고통이 치유되고 삶이 회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평생 여성인권 향상을 위해 살아왔다고 생각했으나 이번 일을 통해 제 스스로가 얼마나 부족한 사람이었는지 다시 돌아보았습니다. 저를 신뢰해주신 많은 분들께 실망을 드렸습니다. 치열하게 성찰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2021.1.26 국회의원 남인순

/송종호 기자 joist1894@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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