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상호 전 더불어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 씨는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미키루크’라는 필명으로 활동하며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지난해 4·15 총선에서 부산 사하을에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3부(신혁재 부장판사)는 22일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이 씨에게 징역 2년과 추징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이 씨는 지난 2018년 김 전 회장으로부터 정치자금 3,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자신이 감사로 재직하던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김 전 회장의 사업에 투자하도록 도와주는 대가로 자신의 동생에게 5,600만 원을 챙기게 한 혐의(배임 수재)도 받고 있다. 동생의 양말 제조 업체가 판매하는 양말 1,800만 원어치를 김 전 회장이 구매하도록 한 혐의도 받고 있다.
재판부는 이 씨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 “김 씨로부터 3,000만 원을 받은 시기에 이 씨는 민주당 부산 사하을 지역위원장으로 정치 활동을 하고 있었다”며 “정당 간부가 김 씨로부터 받은 돈은 그 명목과 무관하게 정치자금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씨의 배임 수재 혐의도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씨는 조합 간부로서 책임감 있게 조합을 관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김 씨로부터 ‘스타모빌리티의 자산운용사 인수에 조합의 자금을 투자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조합 담당자들에게 해당 업무를 검토하도록 했다”며 “이후 그 이익을 제3자(본인의 동생)에게 취득하도록 해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재판 과정에서 이 씨 측이 “김 씨가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인간적인 관계 차원에서 돈을 빌려준 것’이라고 말했다”며 무죄를 주장했지만 재판부가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김 전 회장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선거 자금이 필요하다는 요청에 이 씨에게 돈을 줬다”고 했지만 법정에서 증언을 바꿨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결심 공판에서 “김 씨의 진술 번복은 증거와의 불일치 등으로 믿기 어렵다”며 이 씨에게 징역 3년과 추징금 3,000만 원을 구형했다.
/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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