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집권당인 기독민주당(CDU) 대표에 아르민 라셰트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총리가 선출됐다고 16일(현지 시간) AP통신과 CNBC가 보도했다. 라셰트 총리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지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만큼 기민당은 앞으로도 메르켈의 정책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민당은 이날 당 대회에서 진행한 당 대표 2차 선거에서 라셰트 후보를 새 대표로 선출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온라인으로 진행된 2차 선거에서 라셰트 후보는 521표를 얻어 466표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전 원내대표를 꺾었다.
독일이 오는 9월 총선 이후 지난 2005년부터 16년째 집권 중인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새 총리를 선출할 예정인 만큼 기민당 대표는 기민·기독사회당(CSU) 연합의 차기 총리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5선에 도전하지 않으며 이번 임기를 마친 후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여론조사에서 기민당의 정당 지지율은 35∼37%로 사회민주당(SPD)이나 녹색당·좌파당 등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기민당 대표는 차기 총리로도 유력하다. 기민당은 전통적으로 기사당과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왔고 대체로 다수파인 기민당 내에서 총리 후보가 선출돼왔다.
다만 이번에는 당 대표가 된다고 해서 기민·기사당 연합의 총리 후보 자리가 보장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AP통신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동안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 마르쿠스 죄더 기사당 대표가 총리 후보로 직접 나설 가능성도 있으며 옌스 슈판 보건 장관 역시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고 전했다. 특히 죄더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1위를 달리는 상황이다. 베렌베르크의 수석 경제학자인 홀거 슈미딩은 “만약 오는 3월 14일 치러지는 주 선거에서 기민당이 밀린다면 더 높은 인기를 누리는 죄더 대표가 기민·기사당 연합의 차기 총리 후보로 선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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