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초강세 때문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對)중국정책에 일부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말 7.16위안이던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전날 6.47위안으로 내려갔다.
NYT는 이같이 초강세를 이어가는 위안화가 중국과의 관계를 새로 설정해야 하는 바이든 당선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미국 정치권은 중국 정부가 인위적으로 환율을 조작해 자국 기업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미국 기업에 피해를 줬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 제품에 고율관세를 물리면서 중국이 자국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높이려고 환율을 조작한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위안화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으로 여겨지던 달러당 7위안을 돌파하자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해 추가제재를 검토했다.
NYT는 위안화 강세가 지속됨에 따라 오는 20일 출범하는 바이든 행정부로서는 중국과 관련한 문제가 적어도 한가지는 해결됐다고 지적했다. 미국 내에서 중국에 대한 여론은 급도로 악화했고 바이든 행정부도 무역 불균형을 비롯한 중국과의 문제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위안화 강세만으로 통상갈등과 관련한 미중관계가 눈에 띄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국제통화기금(IMF) 중국 담당 책임자로 재직했던 에스워 프래서드 코넬대 교수는 "폭발 가능성이 있는 한 가지 문제가 해결됐지만, 미중 관계를 원점으로 되돌리기 위해서는 통화 절상 이상의 것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NYT는 위안화 초강세의 원인이 기본적으로 중국의 경제전망이 밝다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은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확연히 꺾여 산업활동이 완전히 가동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봉쇄조치 때문에 외출이 어려워진 전 세계 사람들이 컴퓨터와 텔레비전 등 중국 상품을 더 많이 구입하고 있다. 제프리스 앤드 컴퍼니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세계 수출액에서 중국이 점유하는 비중은 14.3%까지 증가했다.
/지웅배 인턴기자 sedation12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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