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1년에도 전년과 마찬가지로 새해 첫날 신년사를 사실상 생략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일 김정은 위원장의 신년사를 싣지 않고 대신 전 주민 앞으로 보낸 친필 연하장만 게재했다. 신문은 이날 “김정은 동지께서 희망찬 새해 주체 110년(2021년)을 맞으며 전체 인민들에게 친필 서한을 보냈다”고 1면에 공개했다.
김 위원장은 연하장 성격의 서한을 통해 “새해를 맞으며 전체 인민에게 축원의 인사를 삼가드린다”며 “어려운 세월 속에서도 변함없이 우리 당을 믿고 언제나 지지해주신 마음들에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인민의 이상과 염원이 꽃필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기 위하여 힘차게 싸울 것”이라며 스스로를 “위대한 인민을 받드는 충심”이라고 표현했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주민 앞으로 연하장을 보낸 것은 1995년 이후 26년 만에 처음이다. 1995년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김일성 주석 사망 이듬해를 맞아 “피눈물 속에 1994년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합니다. 위대한 수령님의 전사,위대한 수령님의 제자답게 내 나라, 내 조국을 더욱 부강하게 하기 위하여 우리 모두 한 마음, 한뜻으로 힘차게 일해 나갑시다. 1995년 1월1일 김정일”이라고 쓴 연하장을 공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집권 이래 거의 매년 1월 1일 육성으로 신년사를 했지만, 올해는 8차 당대회가 임박하고 사업총화보고 등 육성으로 메시지를 발신할 기회가 많아 신년사를 생략하고 친필서한으로 주민들에게 신년 인사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한은 김 위원장이 새해 첫날 아침 육성으로 신년사를 할 경우 조선중앙TV에서 보도할 때까지 노동신문 등 주요 일간지 발행을 늦췄다. 육성 신년사가 공개된 직후 일제히 신년사 전문을 실은 신문을 발행했다.
올해는 이날 오전 8시 30분까지 조선중앙방송이나 TV에서 신년사 예고가 나오지 않았을뿐더러 노동신문이 일찌감치 발행돼 결국 신년사가 생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이 집권 이후 신년사를 생략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2019년 12월 28일부터 31일까지 노동당 전원회의를 진행하면서 한 연설을 2020년 1월 1일 공개해 사실상 신년사를 대체한 전례가 있다. /김혜린기자 r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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