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파일럿 프로그램으로는 역대 최고 시청률(8.6%)를 기록했던 ‘안싸우면 다행이야’가 정규 편성돼 다시 돌아온다.
8일 오후 MBC 새 예능 ‘안싸우면 다행이야’(이하 안다행) 제작보고회가 영상으로 온라인 생중계됐다. 김명진·현정완 PD와 방송인 안정환, 붐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연예계에서 친한 두 사람이 무인도 혹은 새로운 환경에서 자연인과 함께 살아보는 극한 생존 프로그램. 20년지기 절친 축구계 레전드 안정환과 이영표가 첫 주자로 나서 자급자족 야생 예능의 진수를 선보인다.
‘안다행’은 파일럿 방송 후 3개월 만에 초고속 편성이 됐다. 연출을 맡은 현정완·김명진 PD는 “감사하게도 시청자분들이 많이 봐주셨다. 시청률이 조금 나올 거라 생각했는데 10%가까이 나오니까 저희도 많이 놀랐다”고 정규 편성 소감을 밝히면서 “반응도 좋아 뿌듯했고, 초고속 편성하는데 안정환 씨의 힘이 컸다. 귀인”이라며 안정환에게 공을 돌렸다.
김명진 PD는 특별히 무인도에서 프로그램을 촬영한 이유에 대해 “처음에 기획할 때는 안 친한데 점점 친해지는 멤버십 버라이어티가 많았다. 저희는 친한 사이부터 시작하면 어떨까 생각했다”며 “두 사람을 익숙한 환경에 그냥 두면 아무 재미없고, 뭔가 친하더라도 진솔한 감정들이 나오게 하려면 아무것도 없는 무인도가 적당할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장소가 무인도였기에 실제 안정환도 절친 이영표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안정환은 “영표와 오랜 시간 축구를 통해 세월을 같이 살아왔고, 이 친구를 내가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른 곳인 무인도에선 몰랐던 게 다 보였다. 새로운 감정, 몰랐던 부분도 굉장히 많았다”고 전했다.
파일럿 방송을 통해 안정환은 벌써 ‘안데렐라’라는 별명도 얻었다. 툴툴대며 구박하면서도 이영표를 알뜰히 챙겨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에 안정환은 “방송하면서 딱 한 가지, 솔직한 내 모습을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너무 꾸미고 그러면 가식적이기에 그냥 내 모습을 보여주는 게 사람들이 보는 입장에서도 맞다고 생각해서 ‘안다행’ 속 모습이 제 모습”이라고 말했다.
‘안다행’의 인기는 무엇보다 ‘꾀돌이’, ‘살림꾼’으로 뭐든 잘 할 것만 같은 이영표의 반전매력에 있었다. 두 PD는 “안정환 씨가 게으를 것이고, 이영표 씨는 뭔가 섬세하고 꼼꼼해서 열심히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영표 씨가 잘하시고 안정환 씨가 못하실 줄 알았는데 그 반대여서 저희가 당황했다”며 “무인도를 갔는데 실수는 다하고 방송사고가 날까 조마조마한 상황도 있었다”고 고백했다.
안정환은 “이영표에 대한 모습을 잘 못 보신 것 같다. 웃긴 친구는 아니고 진짜 재미없는 친구”라며 “처음에 영표랑 간다고 했을 때 불안했다. 예능은 재미도 좀 줘야되는데 영표가 대표생활하면서 웃긴 적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그 속에서 같이 1대1로 지내다보니 재미있는 구석도 많다”고 폭로 아닌 폭로를 덧붙였다.
PD와 출연진들은 ‘안다행’만의 매력포인트를 언급했다. 안정환은 “둘만 뚝 떨어뜨려놓고 둘이서만 지내면 서로 사람을 알게 된다”며 “막상 거기서 지내보니까 그냥 내 옆에 있던 오래된 친구가 아니고 새로운 친구의 모습,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느낌, 새로움을 발견하는 입장에서 좋았다”고 말했다.
김 PD는 “다른 프로에서 이영표 씨가 나온 거 다 모니터링 했는데 큰일 났다 생각했다. 너무 교양이라고 생각했는데 ‘안 다행만’에선 옆에서 이영표 씨를 레전드로 대우해주는 사람이 없다”며 “누가 이영표를 혼내고, 이영표 씨도 레전드로 행동을 안 하니 실수하고, 둘 만의 케미와 서로 상대방이 진행자인 점이 ‘안다행’만의 매력포인트”이라고 집어주었다.
연출진은 이영표와 안정환 외에 초대하고 싶은 게스트로 ‘테스형, 나훈아’를 꼽았다. 현 PD는 “추석에 이슈가 많이 됐는데 랜선 콘서트를 보면서 힘들겠지만 나훈아 선생님과 남진 선생님이 나오면 어떨까? 생각했다”고, 김 PD도 “인터넷 영상으로 87년에 두 분이 서로의 노래를 바꿔 부르는 것을 접했는데, 무대만으로도 긴장이 되더라. 남진 나훈아 선배님이 나오셨으면 좋겠다”고 동의했다.
끝으로 두 PD와 안정환, 붐은 관전포인트를 전하며 본방 시청을 당부했다. 현 PD는 “첫 방송과는 달라진 이영표 씨의 모습”이라며 “처음 황도 갔을 때 이영표 씨 인터뷰에서 쓸 말이 하나 없었다. 재미있게 유도하려는데 진지하게 대답했는데 이번에는 훨씬 더 많이 재미있게 말씀해주시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과 색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색다른 환경에서 나타나는 10~20년지기 친구들의 색다른 모습 외에 대한민국의 자연, 자연에 혼자 사시는 분들의 의식주가 또 다른 재미”라며 “안정환, 이영표 씨가 첫 주자고 뒤 이어 박명수, 하하 씨 등 다른 분들도 절친들끼리 또 다른 자급자족하는 상황으로 떠난다”고 귀띔했다.
안정환은 “지구가 떠안고 가는 코로나19 때문에 많이 힘드실텐데 자연과 인간관계도 보실 수 있고 아무 생각 없이 보셔도 나중에는 무언가 남는다”며 “편안하게 보셔도 될 것 같다”고, 붐은 “자연에서 오는 요리를 뺄 수가 없다. 우리 몸에 들어오는 게 얼마나 맛있고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방송에서 느꼈고, 그 어떤 요리프로그램 보다 마음에 와 닿았다”고 엄지를 세웠다.
MBC의 간판예능을 꿈꾸는 ‘안싸우면 다행이야’는 10월 10일 오후 9시 50분에 첫 방송된다. /안정은기자 seyo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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