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부촌을 꼽으라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다. 이 중 1위 자리를 놓고 강남과 서초가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렇다면 강북은 어떨까. 용산이 1위를 유지하는 가운데 마포와 성동구, 그리고 광진구가 경합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이들 세 곳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는 모습이다. 마포와 광진·성동 모두 나름대로 장점을 갖추고 있다. 각자의 장점이 더 부각된 지역이 용산에 이어 2위 자리를 굳힐 것으로 보인다.
◇ 성동구와 광진구의 약진 = 용산에 이은 서울 강북지역 대장주 자리를 놓고 성동구와 마포구, 광진구의 경쟁이 예사롭지 않다. 평균 매매가 기준으로 성동구는 지난해 3월부터 마포구를 추월하고 있는 상태다. 여기에 광진구 역시 지난해 11월부터 다시 마포구보다 집값이 비싸지면서 성동과 마포, 광진이 2016년 이후 해마다 집값의 우위를 놓고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양새다.
KB 월간주택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성동구 아파트의 ㎡당 매매가는 1,187만원으로 광진구(1,168만원)와 마포구(1,154만원) 보다 비싸다. 지난해 8월 당시 마포구가 ㎡당 1,035만원으로 세 자치구 중 깜짝 1위를 기록했지만 하반기 급등기를 맞아 광진과 성동의 가격 상승이 더 가팔랐다.
세부적으로 보면 성동구는 지난 2017년 11월까지만 해도 광진구와 마포구보다 평균 매매가가 저렴했다. 하지만 이후 시세가 급격히 오르면서 마포, 광진과 집값 우위를 놓고 다투고 있다. 마포와 광진만 놓고 보면 지난해 11월 광진구가 마포를 앞선 이후 7개월 째 광진의 우위다. 다만 세 자치구의 평균 집값 격차는 ㎡당 최대 30만원 수준으로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세 자치구가 각각 입지와 주거환경, 학군에서 뚜렷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광진과 마포는 2016년 이후 집값 수준과 상승 폭이 엇비슷하게 유지되는 모습이다.
◇㎡당 30만원 차이, 순위 언제든 바뀐다 = 워낙 집값 격차가 적기 때문에 사실상 순위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일단 마포와 성동, 광진구 모두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다.
우선 마포는 입지 면에서 3개 광역지구 가운데 시청 일대(CBD)와 여의도(YBD)의 한가운데 있어 직주 근접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마포구 스스로도 적지 않은 일자리를 지니고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과거 노후 주택촌이었으나 뉴타운 사업이 하나 둘 완료 되면서 직주근접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흥동 일대에 학원가가 형성되면서 그동안 상대적으로 약점으로 평가받은 교육환경도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진구의 경우 강남권(GBD)과 한강을 끼고 마주보고 있는 입지다. 청담대교를 건너면 청담동과 코엑스 일대에, 잠실대교를 건너면 잠실역과 곧바로 마주하는 입지 특성상 강남에서 분가하는 세대가 거주지로 선호하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광진구 광장동 일대 아파트 단지의 경우 주거 환경이 잘 갖춰져 있는데다 선호 학군으로 꼽힌다. 마포와 달리 신축 아파트가 적은 편이지만 최근 광장 극동아파트와 자양1구역 등의 정비사업이 한창이며, 광장 현대3·5단지와 광장 상록타워도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성동구 역시 왼쪽으로 용산, 오른쪽으로 광진을 둔 입지로 2016년 이후 새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주거환경이 정비되기 시작했다. 힐스테이트 서울숲리버(2018년 2월, 606세대), e편한세상금호파크힐스(2019년 5월,1330가구 ) 등 브랜드 대단지 들이 입주하면서 성동구의 아파트 시세를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상승기에서는 마포구와 용산, 성동이 먼저 오르고 광진구가 뒤늦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며 “최근 들어 마포구에서도 학군수요가 발생하고 광진구 역시 전통적으로 입지나 주거환경 장점이 뚜렷한 만큼 수요자의 특성에 맞춰 주거 선호도가 결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흥록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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