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건설사들의 실제 분양 물량이 계획대비 크게 줄어들고 있다. 2월은 청약 시스템 이관으로 분양이 전무 했다. 이후 정부의 분양가 통제와 각종 규제 등으로 인해 3~5월에도 실제 분양 물량이 크게 줄었다.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및 전매제한 강화 이전인 8월 전까지 대거 물량을 쏟아낼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청약시장은 공급 절벽 우려와 분양가 통제로 전 지역에서 광풍이 일고 있다. 시장에서는 밀어내기 물량이 상당 부분 소화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과거 2008년 밀어내기 분양 악몽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이다.
<분양 예정대로 하기 힘드네>
직방 조사에 따르면 지난 4월에 조사(4월 28일)한 5월 분양예정단지는 88개 단지, 총 6만 3,560가구(일반분양 5만 672가구)였다. 이 중 5월에 실제 분양이 이루어진 단지는 48개 단지, 총 3만 3,444가구(53%), 일반분양 2만 6,881가구(53%)로 조사됐다. 5월에도 예정 물량 대비 절반 가량만 실제 분양으로 이어졌다.
올 들어 분양시장에서 계획 물량이 실제 분양으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었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지난 3월과 4월은 계획 대비 공급 실적률이 각각 32%, 28%에 그쳤다. 5월 들어 50%대로 회복했지만 여전히 계획 대비 공급물량은 턱없이 부족하다. 한 예로 올 상반기 최대어로 주목받는 둔촌주공 아파트의 경우 분양가 통제로 인해 아직까지 세부 분양 일정이 오리무중이다. 이외에도 다수의 알짜 단지가 분양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8월 전 분양하자, 밀어내기 분양 현실화>
이런 가운데 건설사들이 8월 전에 물량을 쏟아낼 채비를 하고 있다. 이유는 8월부터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및 성장관리권역과 지방 광역시(도시지역) 분양권의 전매제한 기간이 기존 6개월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까지로 강화됐다. 여기에 오는 7월 29일부터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본격적으로 적용될 예정이다. 이에 조합들과 건설사들은 규제 전 공급하기 위해 분양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분양을 연기하던 사업장까지 가세하면서 이번 달은 밀어내기 물량으로 청약 시장이 달아오를 전망이다.
직방 조사에 따르면 6월에는 71개 단지, 총 6만 6,364가구가 일반분양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물량과 비교하면 총 가구 수는 4만 1,076가구(162% 증가) 더 많이 분양될 전망이다. 7월에도 대거 물량이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모두 일단 8월 전에 될 수 있는 대로 물량을 쏟아내자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약 광풍, 밀어내기 물량 소화?>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6~7월 밀어내기 물량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과거 주택 시장이 2008년 금융위기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일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08년 당시 분양가상한제 도입을 앞두고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하면서 공급이 급증했다. 일시 병목현상이 생기면서 미분양도 급증했다. 결과적으로 주택 시장의 침체로 이어졌다.
시장에서는 일단 이 같은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전국에서 청약 광풍이 불고 있어 웬만한 가격과 입지여건을 갖추면 ‘완판’하는 데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한은의 추가 금리 인하 등으로 금리 수준이 역대 최저로 낮은 것도 한 이유다. 한 전문가는 “청약은 그나마 가장 안전한 투자 행위”라며 “문제는 특정 지역에 분양이 몰리면서 이들 아파트 입주가 시작되는 2년 뒤에는 새 아파트 준공이 일시에 몰리면서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고 말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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