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학 대표 소설가 중 한 명인 황석영의 작품들이 새 옷으로 갈아 입고 서점가로 돌아오고 있다.
50여 년 황석영 문학의 대표작들로 구성된 중단편 전집이 출판사 문학동네의 섬세한 손길을 거쳐 새로이 출간된 데 이어 오는 28일에는 출판사 창비가 지난 해 4월부터 인터넷서점 예스24에서 단독 연재됐던 소설 ‘마터 2-1’을 ‘철도원 삼대’라는 새 제목으로 바꿔 오프라인 서점가에 내놓을 예정이다.
2018년 심훈문학대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당시 심사위원단이 “역사의 강물 속에 서 있으면서도 쉽게 휩쓸리지 않는 치열한 정신을 지켜온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했던 황석영의 작품이 젊은 독자들에게도 주목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등단작 입석 부근부터 2016년 만각스님까지 |
먼저 1권에는 ‘입석 부근’을 비롯해 표제작인 ‘탑’, ‘돌아온 사람’ ‘낙타누깔’ 등 전쟁과 인간, 당대 사회의 병리를 날카롭게 파헤친 작품들이 담겨 있다. 2권은 ‘삼포 가는 길’ ‘돼지 꿈’ 등 우리 사회에서 소외된 사람들의 고단함이 묻어나는 작품과 ‘섬섬옥수’ ‘장사의 꿈’ 등 인간 욕망을 성찰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3권에는 표제작 ‘만각 스님’과 ‘몰개월의 새’ ‘철길’ 등이 실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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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지’와 ‘한씨연대기’는 각각 단행본으로 만들어졌다. 온전한 주목을 요하는 작품이기 때문이라는 게 문학동네의 설명이다. ‘객지’는 1960년대 후반 바닷가 저임금 노동자들이 쟁의를 일으키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해방 이후 한국 노동자 쟁의 현장을 정면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다룬 첫 번째 작품이라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한씨연대기’는 분단과 전쟁의 아픔을 소재로 한 작품이다. 남북 양쪽으로부터 모두 버림 받은 피난민 의사의 일대기를 통해 분단 체제가 낳은 인간의 비극을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철도원 삼대..구상에서 집필까지 30년 |
철도원 가족을 둘러싼 방대한 서사를 통해 일제 시대부터 현재까지 이어지는 노동자의 삶을 다뤘다. 한반도 100년 역사가 소설 속에서 흘러간다. 창비는 “노동자의 삶을 통해 대한민국 근현대사를 문학적으로 탁월하게 구현해냈다”며 “세월을 거듭할수록 더욱 강력해지는 황석영의 입담과 그가 그려내는 생생한 인물들은 우리 문학사의 자랑으로 남을 것”이라고 책을 소개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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