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5월 16일~17일) 영화 관객 수가 13만3,911명으로 집계됐다. 직전 주말(5월 9일~10일)의 14만9,459명과 비교해 1만5,548명이 줄어든 수치다. 이태원발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영화관으로 향하려던 발걸음을 다시 멈춰 세운 것이다.
이에 영화계의 시름도 다시 커지고 있다. 정부가 이달 초 코로나 19 대응을 생활 방역 수준으로 다소 완화하면서 그간 개봉을 미뤘던 신작들이 상영관을 찾을 준비를 시작했지만 ‘이태원 충격’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형국이다.
몇몇 작품은 개봉을 강행하는 반면 또 다른 작품들은 다시 개봉을 다음 달로 미뤘다. 헤어나올 만 하면 다시 짙어지는 불확실성의 안개 속에서 영화계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극장가에 다시 찾아온 '코로나 공포' |
물론 사회적 거리 두기가 강력하게 권고 되던 4월 초·중순 수준으로 관객이 급감하진 않았지만 불확실성 면에서는 오히려 개봉을 준비하기에 어려움이 더 커졌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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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한국 영화들이 코로나 불확실성으로 인해 혼란에 빠졌다. 지난 주말(5월 15일~17일) 박스오피스를 보면 관객이 가장 많이 찾은 영화는 ‘프리즌 이스케이프’로 3만2,839명이 관람했고, 2위는 ‘더 플랫폼’, 3위는 ‘콜 오브 와일드’였다. 10위권 안에 한국 영화는 ‘저 산 너머’ 한 편 밖에 없었다. 극장가의 한국 영화 가뭄 심각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랑스여자, 침입자, 결백...개봉 6월로 연기 |
먼저 이달 중 개봉을 확정했던 ‘침입자(주연 송지효·김무열)’, ‘프랑스여자(주연 김호정·김지영)’, ‘결백(주연 신혜선·배종옥·허준호)’ 등이 다음 달로 개봉을 미루기로 결정했다. 영화 ‘결백’ 배급사 키다리이엔티는 “오는 27일 개봉을 확정했으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해 사회적 우려가 커짐에 따라 깊은 논의 끝에 개봉을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침입자와 프랑스여자는 일단 ‘6월 4일’, 결백은 ‘6월 중’ 개봉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나는보리’, ‘안녕, 미누’, ‘초미의 관심사’는 예정대로 이 달 개봉에 나선다. 저예산 영화지만 전하려는 메시지는 뚜렷한 작품들이다. 오는 21일 개봉하는 ‘나는보리’는 농인 가족 속에서 혼자만 소리를 듣는 열 한살 소녀의 외로움에 대한 이야기로, 장애를 결여 또는 비주류로 여기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한다. 이미 2018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감독조합상을 수상하면서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안녕, 미누’와 ‘초미의 관심사’는 27일 개봉한다. ‘안녕, 미누’는 네팔 출신 국내 이주노동자 미노드 목탄의 이야기다. ‘초미의 관심사’는 주연 배우의 조합으로 관심을 끈다. 배우 조민수와 래퍼 치타가 모녀로 등장한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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