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의 김영록 전라남도 지사가 폭발했다.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선정 과정에서 충북 청주와 2파전을 벌인 전남이 탈락하고 충북 청주가 선정되면서 청와대와 정부의 결정에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8일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충북 청주 선정에 대해 “납득할 수 없다”며 강한 유감을 표명하고 평가 결과 공개와 재심사를 촉구했다. 김 지사는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부지 선정 관련 입장문’에서 “입지 선정의 전 과정이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동안 여러 차례 평가항목과 기준의 개선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며 “국정 목표인 국가 균형 발전 분야의 비중도 미미한 수준이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부지 입지가 가장 중요한 부분임에도 서면과 발표로 평가를 끝냈고, 현장 확인은 하자 유무만을 확인하는 등 현장 평가 결과가 점수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상식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평가가 이뤄졌다”고 강하게 불만을 토로했다.
김 지사는 “과학계 테크노크라트 세력의 수도권 중심사고에서 기인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며 “대전 이남에는 대규모 연구시설 등은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의미나 다름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충북 청주와 전남 나주의 후보 입지 장단점을 다시 비교하며 나주 입지의 우수성을 재차 강조했다. 김 지사는 “정부는 이번 가속기 부지 선정 과정에서의 모든 문제점을 원점에서부터 재검토해 우리나라 가속기 입지의 최고 적지인 빛가람혁신도시 나주에 방사광가속기를 추가로 하나 더 구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도민들께서 열화와 같은 성원과 단합된 힘으로 99%를 채워주셨는데,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며 “오로지 도지사인 저의 부족함 때문이며 죄스러움과 안타까운 마음 금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우리 도민의 단합과 헌신을 고려해볼 때, 여기가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전남도의 발전과 도민을 위해 저와 도청 공직자들은 용기를 내어 더욱 분발해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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