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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종식 선언' 임박했다는데…내수 지표는 울고 있다

국내 전체 신규확진 3명 그쳐

당국 '코로나 해소' 공언에도

'보복 소비' 기미 아직 안 보여

에르메스 등 1분기 실적 부진

3월 공업이익 35% 급전직하

코로나19 사태 여파가 지속되면서 지난 25일 토요일 저녁 중국 베이징의 주요 쇼핑가인 ‘다자란’ 거리가 손님 없이 텅 비어있다. /최수문기자




지난 25일 토요일 저녁 베이징 ‘다자란(大柵欄)’ 거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됐다는 중국 당국의 공언이 무색할 만큼 조용했다. 지난 2월 코로나19가 한창일 때와 분위기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남대문시장과 비슷한 이곳에는 출입자의 신분을 일일이 확인하는 이른바 ‘봉쇄식 관리’가 여전했다. 가게의 3분의2 이상은 문을 닫았고 그나마 문을 연 음식점의 한 직원은 “손님이 평소의 절반도 안 되는데 ‘거리두기’를 하라는 시 정부의 단속이 심하다”고 전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의 환자가 ‘제로(0)’가 됐다고 밝히며 코로나19 종식 선언을 눈앞에 둔 상황에서도 얼어붙은 내수경기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기업들의 수익률은 크게 떨어졌고 일부에서 기대했던 ‘보상적 소비’도 아직 발생하지 않고 있다.

27일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우한의 코로나19 환자 12명이 퇴원했다. 77세 딩모씨가 두 차례 검사에서 음성 반응이 나와 퇴원한 것을 끝으로 입원환자 수는 드디어 제로가 됐다. 미펑 국가위생건강위원회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우한 병원에서 치료받는 코로나19 환자는 26일 현재 한 명도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한에서는 지난해 12월31일 첫 발병 보고 이후 올 들어 2월18일 입원환자가 3만8,000여명까지 올라갔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우한에서 승리하면 후베이성에서 승리하고 후베이성에서 승리하면 전국에서 승리한다’는 구호를 내세웠다. 신화통신은 “중국에서 코로나19의 지역 전파가 기본적으로 억제됐다는 증거”라고 평가했다.

또 이날 국가위건위는 26일 중국 전체의 신규 확진 환자도 3명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이는 중국 측 공식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치다. 전국 병원에서 치료받는 환자도 700명대로 줄었다. 다만 중국이 공식통계에 넣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는 이날 하루 동안 25명이 발생해 사태가 현재진행형임을 시사했다.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은 표면적으로는 뚜렷하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내수 등 경제는 침체에 허덕이고 있다. 중국이 경제정상화 속도를 높이면서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보상적 소비’나 ‘보복적 소비’는 아직 현실화하지 않은 모습이다.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명품 브랜드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와 에르메스의 1·4분기 중국 지역 실적은 모두 부진했다.



구찌 모회사인 케링그룹의 경우 중국을 주축으로 한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1·4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에르메스도 1·4분기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역’ 매출이 9% 줄었다. 이외에 LVMH·에르메스·케링의 1·4분기 세계 전체 매출도 각각 17%, 16%, 8% 감소했다.



내수침체로 중국 기업들의 수익성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중국의 공업이익은 3,706억6,000만위안에 그치며 전년동기 대비 34.9% 감소했다. 1∼2월 공업이익 증가율은 -38.3%였는데 3월 들어서도 호전되지 못한 셈이다. 최근 소비침체 수준을 보면 4월 이후로도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들의 생산은 빠른 속도로 회복 중이지만 전반적인 소득감소와 불확실성 증가로 중국인들의 소비심리 회복은 더 더딘 상황”이라고 전했다.

한편 다음달 말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화상회의 방식으로 개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전날 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회의를 일부 화상으로 열고 양회 개최 시기와 방법을 저울질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화통신은 “전인대 상무위원회가 전인대 3차 전체회의 개최 시기의 결정 초안을 심의했다”고 보도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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