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 오빠 A씨가 “가해자들이 합당한 처벌을 받고 추가 피해가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용기를 낸다”며 심경을 고백했다.
A씨는 31일 연합뉴스에 “동생의 상황을 언론에 알리는 게 걱정스럽다”면서도 지난해 12월 말 일어난 사건 과정을 조심스럽게 밝혔다.
A씨의 동생은 새벽 시간 학교 후배의 연락을 받고 집을 나섰다가 그날 아침 머리가 헝클어진 채 집으로 돌아왔다. A씨는 “동생은 어떻게 집으로 왔는지 기억조자 못한다”며 “집에 있던 어머니가 만신창이가 된 동생을 보고 바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가해자인 동급생 2명이 괴롭히던 학교 후배와 친하다는 이유로 표적이 됐다. A씨는 “가해자들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로 동생을 불러냈다”며 “이때 동생과 친한 남자 후배에게 동생을 부르도록 강요했다”고 설명했다.
가해자들은 아파트 지하 1층에 있는 헬스장으로 들어간 뒤 피해자에게 술을 먹였고, 쓰러진 피해자를 아파트 꼭대기 계단으로 끌고 가 가위바위보 순서를 정해 성폭행했다. 범행을 저지른 후 가해자들은 태연하게 국밥을 먹으러 갔다고 A씨는 전했다.
그는 “동생이 차가운 계단에 쓰러져 있을 때 가해자들은 아침까지 챙겨 먹으며 배를 채웠을 모습을 생각하면 아직도 울분이 차오른다”고 토로했다.
사건 이후 A씨 가족의 일상은 피폐해졌다. 가족들은 소문을 피해 이사했고, 피해자도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A씨는 “강인한 분이셨던 어머니도 그날 이후 혼자 우는 소리가 들렸다. 밝았던 동생 또한 힘들어하는 모습에 마음이 무겁다”며 “그런데도 가해자들은 범행 후 변호사를 선임해 어떻게든 처벌을 피하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불법 촬영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가해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수색하는 등 추가 조치를 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앞서 A씨의 어머니가 가해자들을 엄벌해 달라고 호소하며 올린 청와대 국민청원이 이날 2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어 청와대 답변 요건을 갖췄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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