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을 맡았던 한승(57·사법연수원 17기) 전주지방법원장이 법원 정기 인사를 앞두고 사표를 제출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한 법원장은 최근 대법원에 사표를 냈다. 오는 31일 법원 고위직 인사 발표를 앞두고 옷을 벗은 것이다. 그는 대법관 후보로도 이름이 오르내리던 인물이다.
전주지법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사표를 냈고 향후 특별한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정기 인사 전까지 법원장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법원장이 사표를 낸 정확한 경위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 법원장이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이 불거진 2014~2015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이었던 점을 감안해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와 재판 과정이 그의 결심에 영향을 줬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 법원장은 상고법원 신설에 반대하던 하창우 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변협 압박 등 몇몇 의혹에 연루된 것으로 의심받기도 했지만 형사 처벌이나 징계를 받은 적은 없다.
전북 전주 출신인 한 법원장은 전주신흥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1991년 서울민사지방법원 판사로 법관 경력을 시작했다. 2011년 대법원 선임재판연구관, 2013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 2014년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장을 거쳐 2018년 2월부터 전주지방법원장으로 부임했다.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수사와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으로 법원 내 내홍이 극심했던 지난해 1월의 고위법관 인사에서는 고등법원장 2명, 지방법원장 2명, 고등법원 부장판사 4명, 지방법원 부장판사 14명 등 총 22명이 사표를 낸 바 있다. 이는 2018년 인사 때의 두 배 수준이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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