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조국(54) 전 법무부 장관 일가의 ‘가족비리 의혹’과 관련한 4개월간의 수사를 마무리하고 이번 주 중으로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의 딸 조모(28)씨 역시 기소 대상으로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 등에 대한 공소장 작성을 이미 끝내고 기소 시점을 저울질 중이다. 당초 지난 27일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기려 했던 검찰은 유재수(55)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 의혹 사건과 관련해 서울동부지방법원이 같은 날 구속 영장을 기각하면서 일정을 미룬 것으로 전해졌다. 조 전 장관에게 적용될 예상 혐의는 재산 신고 때 차명 주식투자 내역을 숨긴 혐의(공직자윤리법 위반)와 금융실명제법 위반, 증거은닉교사 등이다.
법조계에서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 취임 일정과 내년 총선 정국 돌입 시점을 고려하면 검찰이 적어도 이번 주엔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추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국회 본회의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법안 표결이 예상되는 30일엔 기소를 자제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신임 법무부 장관과 검찰 조직 관련 국회 주요 일정이 진행되는 날 전직 장관을 기소할 경우 ‘검찰이 또 정치 행위를 한다’는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조계에선 오는 31일과 내년 1월2일을 유력한 조 전 장관 기소 시점으로 지목하고 있다.
조 전 장관 외 다른 가족들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도 관심사다. 특히 조 전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공소장에 입시비리 관련 공범으로 적시된 딸 조씨는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사모펀드 의혹에 연루된 정 교수 동생 정모 보나미시스템 상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 프라이빗에쿼티(PE)의 명목상 대표인 이상훈(40)씨, 가로등 점멸기 제조업체 웰스씨앤티의 최모(54) 대표,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김경록 한국투자증권 프라이빗뱅커(PB) 등도 불구속기소 대상으로 거론된다.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23)씨와 조 전 장관 어머니이자 웅동학원 이사장인 박모(81)씨는 기소 대상에서 빠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앞서 지난 8월27일 서울대·고려대·부산대 등에 대한 대대적인 압수수색으로 조 전 장관 관련 의혹 수사를 개시한 바 있다. 하지만 검찰이 정 교수까지 구속 기소한 상황에서 묵비권을 행사하는 조 전 장관 기소를 차일피일 미루자 일각에선 조 전 장관 혐의에 대한 결정적 진술과 물증을 확보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 28일 청와대 ‘하명수사’ 의혹과 관련해 백 전 비서관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처음 조사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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