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12·16부동산대책’을 통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사실상 서울 전역으로 확대하면서 새 아파트 공급절벽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연이은 규제로 내년 3월부터 서울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서 신규로 공급되는 분양권이 완전히 사라진다. 3월이 지나면 서울 분양권 시장이 문을 닫는 셈이다. 분양가상한제가 공론화된 지난 6월 말부터 분양권 등 신축 몸값이 치솟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오히려 공급이 중단되는 상황이 나타나는 것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분양가상한제 실시 및 확대에 이어 분양권 시장마저 문을 닫으면 신축을 찾는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의 새 아파트 규제가 결과적으로 기존 주택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월 이후 문 닫는 서울 분양권 시장=2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 규제에 따라 오는 2020년 3월 입주하는 서울 양천구 신월동 ‘목동센트럴아이파크위브’를 끝으로 서울에서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단지가 없어진다. 소유권 등기 이전인 분양권 상태에서 거래할 수 있는 마지막 단지가 입주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16년 12·6대책을 통해 ‘강남 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 지역에서 소유권 이전 등기 전 분양권 전매를 금지했다. 이어 2017년 ‘6·19대책’을 통해 이를 서울 전역으로 확대했다. 6·19대책 발표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한 단지는 이 같은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규제를 피한 서울 마지막 단지가 신월동 ‘목동아이파크위브’로 해당 단지가 입주하면 서울에서 거래 가능한 분양권은 사라지는 셈이다.
분양권 매물이 사라지는 가운데 재개발·재건축 단지의 입주권 또한 거래가 거의 불가능하다. 2017년 발표된 8·2대책으로 투기과열지구(서울 전역)에서는 재개발의 경우 관리처분인가 이후 입주권 전매가 전면 금지됐다. 재건축에 대해서도 조합설립인가 이후에는 입주 때까지 매매할 수 없다. 단 이사를 가거나 상속을 받는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만 조합원 지위 양도가 허용되고 있다.
◇공급절벽 우려는 더 커지는데=문제는 공급절벽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12·16대책으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지역을 서울 대부분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다. 공급절벽 우려는 커지는데 신축 물량은 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상한제가 공론화된 올해 6월 말 이후 청약을 받기 어려운 수요자들이 분양권 시장에 몰렸다. 서울의 분기별 분양권 거래 건수를 보면 올 1·4분기 338건에서 2·4분기 604건으로 늘었다. 3·4분기에는 639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시장에 나오는 분양권 물량이 줄어드는 가운데 거래가 늘어난 것이다. 수요가 몰리면서 분양권 가격도 상승했다. 거래된 분양권 매물을 가격대별로 보면 올 1~3월에는 9억원 미만이 73.1%였다. 하지만 하반기 들어서는 이 비율이 40~50%대로 떨어졌다.
한편 서울 입주·분양권 매매가 힘들어지자 신축 수요가 수도권 곳곳으로 퍼져나가는 ‘풍선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 포일동 ‘인덕원푸르지오엘센테로’ 전용 84.98㎡는 올 11월 10억1,280만원에 거래되며 의왕시에서 처음으로 10억원대 실거래를 기록했다. 위례신도시 ‘위례자연앤센트럴자이’ 전용 84.94㎡ 또한 11월 13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분양권 시장이 닫힐 경우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질 우려가 있다”며 “신축을 원하는 수요가 여전한 만큼 이번 규제에서 비켜난 9억원 이하의 강북·수도권 지역 신축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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