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NYT)는 22일(현지시간) 미 정보 분야 관리들을 인용해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동영상 앱 투톡이 실제로는 ‘스파이 도구’이며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이 앱을 통해 상대국 주요 인사의 대화와 약속·영상을 감시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신문은 “애플과 구글 앱으로 수백만명이 내려받은 투톡이 부유한 권위주의 정부들 간에 불붙은 디지털 무기경쟁에 가세했다”면서 적대국가와 범죄·테러조직, 언론인과 비평가들을 감시하기 위한 효과적이고 편리한 방법으로 일부 정부에서 투톡을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문에 따르면 투톡은 지난주 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다운로드 상위권에 올랐는데 투톡을 만든 ‘브리제이홀딩’은 UAE 수도 아부다비에 위치한 사이버 정보·해킹회사 ‘다크매터’와 연관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크매터에는 UAE 정보 관리들과 전직 미 국가안보국(NSA) 직원, 전직 이스라엘 군사정보 요원들이 일하고 있다. 신문은 “현재 미 연방수사국(FBI)이 사이버범죄 의혹으로 다크매터를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UAE는 중동에서 미국의 최우방이자 아랍국가 중 상대적으로 현대화된 나라지만 반대파를 탄압하기 위해 사이버 감시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UAE 정부가 서방 언론인을 해킹하고 비평가들의 은행계좌를 터는 한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인권운동가들을 독방에 감금하는 등 강력한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NYT는 “UAE는 왓츠앱과 스카이프 같은 서방 앱의 특정 기능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투톡이 관련 시장에서 부상하도록 했다”며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도 최근 투톡을 홍보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한편 NYT의 취재가 시작된 후 구글과 애플은 지난 19일과 20일 각기 자사 앱 스토어에서 투톡을 삭제했다. 구글과 애플은 투톡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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