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양국의 특수부대원들이 지난달 가상의 북한군 기지를 습격해 민간인의 신병을 확보하는 훈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미국 국방부 관련 홈페이지에 공개된 사진 등에 따르면 한국 특수전사령부와 주한미군은 지난달 군산 공군기지 등에서 근접전투 훈련을 가졌다. 미 국방부는 당시 훈련 사진 등 12장을 공개하며 한국군과 주한미군이 정기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전대원들이 건물 내부를 습격하는 훈련이 담긴 동영상도 유튜브에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주한미군 병사들이 군산 공군기지 건물에서 흰옷을 입은 한 인물을 데리고 나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번 훈련은 북한군이 우리 요인을 납치한 상황을 가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흰 옷을 입은 민간인이 ‘구출된 뒤에도 여전히 밧줄에 묶여 있다는 점에서 반대 상황에 대한 훈련도 겸한 것으로 풀이된다.
동영상에는 소총에 소음기를 찬 특전대원이 연막탄을 터뜨리며 군산기지 건물로 진입하는 모습이 담겼다. 특전대원들은 건물 내부에서 ‘북한군 군복’을 입은 대항군과 교전했다. 외곽에서는 한미 양국의 저격수 2명이 대기했다. 건물 위에는 F-16 전투기가 지나가기도 했다.
미 국방부가 이 같은 훈련 사진과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으로 북한에 대한 경고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양국은 특수전 합동 훈련을 지속해서 실시하고 있지만, 훈련 사진은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 미군의 훈련 사진 및 동영상 공개는 대북 경고로 해석된다. 북한은 한미 양국 특수부대에 의한 지도부 격멸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한 북미협상 시한인 연말을 앞두고 ‘성탄절 선물’을 언급하며 고강도 도발을 시사한 상황에서 미군이 군사적 경고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사진을 공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군 정찰기의 한반도 비행을 민간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간접적으로 공개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미국은 연일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성탄절 전후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의 대북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마크 밀리 미국 합참의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 무엇에 대해서도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매우 높은 수준의 대비태세를 갖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권홍우기자 hong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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