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다섯 번째 1,000만 영화의 주인공인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는 기존 디즈니의 세계관에서 벗어나는 흥미로운 변화를 시도한 작품이다. 주체적인 여성상의 등장뿐 아니라 문명이라는 미명 하에 자행됐던 환경파괴를 처음으로 다룬 것이다. 신카이 마코토 감독의 애니메이션 ‘날씨의 아이’ 또한 환경파괴가 불러올 재앙을 소재로 삼았다. 이렇듯 ‘지속 가능한 환경’에 대한 중요성을 어린 세대에게 일깨우는 게 요즘의 흐름이 되고 있다.
더욱 심혈을 기울인 번역을 거쳐 3권으로 재출간된 ‘클라이브 폰팅의 녹색 세계사’는 이러한 흐름 속에 재발견돼야 할 환경사의 고전이다. 저자는 ‘빅 히스토리’의 개척자인 클라이브 폰팅으로 1991년 영국 초판 출간 당시 커다란 반향을 일으켰다. 위대한 문명의 붕괴 뒤에는 환경이라는 원인이 있었음을 밝혀냈기 때문이다. 크림전쟁과 두 차례의 세계대전, 윈스턴 처칠 등 굵직한 주제에서 신화에 가려진 이면을 날카롭게 읽어냈다. 또 저자는 ‘자연환경에 대한 도전과 응전’이라는 인간 중심의 서사를 거부하고 인류의 역사 전체를 환경과 인간의 상호작용으로 파악했다. 2만8,000원~3만5,000원.
/연승기자 yeonvi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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