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스의 멤버 고(故) 김성재 사망을 둘러싼 의혹을 다룬 SBS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그알)’의 방영이 지난 8월에 이어 또 다시 불발됐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반정우 부장판사)는 오는 21일 방영이 예정됐던 그알에 대한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한다고 20일 밝혔다.법원이 김성재의 전 여자친구로 알려진 김모 씨가 명예 등 인격권을 보장해달라며 낸 방송금지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17일 그알 측은 공식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故 김성재 편을 오는 21일 방송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재판부는 “그알측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목적으로 방영하려 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 사건 방영으로 김모씨의 인격과 명예가 손해를 볼 수 있고 방송 내용의 가치가 김모씨의 명예보다 우월하지 아니하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그알측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방송을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시청자들에게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올바른 여론 형성에 기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번 방송도 ‘김모씨가 김성재를 살해하였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암시하기 때문에 올바른 여론 형성은 이 사건 방송을 방영하기 위해 표면적으로 내세운 이유일 뿐 진정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알 故 김성재 편은 지난 8월에도 방송이 불발된 바 있다. 당시에도 김모씨가 명예 등 인격권 침해 여지로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고, 이를 법원이 인용하면서 전파를 타지 못했다.
김성재는 1995년 11월20일 서울 홍은동 호텔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부검 결과 김성재의 팔과 가슴에는 28개의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됐고, 시신에서는 동물마취제 졸레틸이 검출됐다. 당시 김모 씨는 살해 용의자로 지목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한동훈기자 hoon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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