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남자 축구대표님 감독이 췌장암으로 투병 중인 유상철 인천유나이티드 감독의 쾌유를 빌었다. 벤투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포르투갈 대표팀 소속으로 같은 포지션인 유상철과 감독과 대결을 벌인 인연이 있다.
20일 벤투 감독과 콜린 벨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20일 오전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풋볼팬타지움에서 전시 중인 유상철 감독 사진전을 찾았다. 축구사랑나눔재단은 췌장암으로 투병하고 있는 유상철 감독의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로 이번 사진전을 마련했다.
벤투 감독은 사진전을 돌아본 뒤 “2002년 한국과의 경기는 내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며 “그 경기에 대한 양국 축구 팬들의 감정은 다를 수밖에 없다. 포르투갈은 그 경기를 끝으로 대회에서 탈락했지만 한국은 4강에 올랐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두 나라의 희비가 엇갈린 한국 vs 포르투갈 전에서 벤투 감독은 중앙 미드필더로 풀 타임 활약했다. 이날 경기는 박지성의 결승골로 한국이 1-0으로 승리했다. 16강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었던만큼 치열했던 경기의 승패는 결국 포르투갈 선수 두 명이 퇴장 당하며 한국쪽에 기울어졌다.
벤투 감독은 “유상철 감독은 나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다 보니 상당히 인상 깊다. 굉장히 좋은 능력을 가진 선수였고, 아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며 “그가 한국 대표팀에서 남긴 족적이 상당히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 축구사에 큰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유 감독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좋은 모습으로 회복하길 응원한다”며 “인생에는 축구보다 중요한 것들이 더 많다. 축구는 이길 수도, 질 수도 있지만, 유상철 감독이 펼쳐야할 경기는 일반적 축구 경기보다 더 길고 힘들 수 있겠지만, 반드시 승리하길 기원한다”고 마무리했다.
함께 사진전을 찾은 콜린 벨 감독 역시 “유상철 감독이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가족과 주변 분들에게 최대한 많은 에너지를 받았으면 한다. 가슴 깊이 전하는 진심으로 쾌유를 빈다”고 응원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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