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계절도 겨울 속으로 접어들었다. 올해 우리 배들은 가을 태풍의 영향을 받았지만 무사히 이겨내고 맛있게 잘 익어 특히 당도가 높은 해라고 한다. 매서운 찬바람이 한기를 느끼게 하는 요즘, 목 건강에 좋은 우리 배 요리로 몸도 마음도 따뜻하게 지내보자.
배를 요리해서 먹으면 산뜻한 풍미와 달콤한 향기가 깊어진다. 특히, 다른 식재료와도 잘 어울려 소화 흡수에도 도움을 준다. TV프로그램에 나와서 SNS에 화제가 되었던 ‘배퍼민트’는 갈아낸 배에 페퍼민트를 섞으면 된다. 감기, 천식 등 기관지에 좋은 배와 심신안정에 도움이 되는 페퍼민트가 만나 향이 좋은 배음료를 즐길 수 있다.
세끼를 만들어 먹는 프로그램에서 나왔던 ‘배국수’도 겨울에 먹는 별미다. 배국수는 배를 갈아 국물을 만들고 불고기와 오이를 고명으로 올려 먹는다. 비슷한 한식으로 조선시대 고종이 즐겨 먹었던 배냉면이 있다. 새콤달콤한 피클을 좋아하는데 설탕이 걱정이라면 ‘배피클’을 즐겨보자. 피클을 만드는 레시피 그대로 설탕을 빼고 좋아하는 채소와 함께 배를 넣으면 된다.
가끔 배가 한꺼번에 선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면 ‘배칩’에 도전해 보자. 모양이 안 예쁘고 상처와 흠집이 있어도 상관없다. 배칩은 쫀득쫀득하고 달달한 주전부리인데 배의 껍질을 벗겨 가로로 썰어 가운데 씨 부분을 틀로 찍어 빼낸 후 건조기에 말리면 완성된다. 건조기가 없다면 전자레인지나 에어프라이어를 이용해도 된다. 아이를 위해 특별한 간식을 만들고 싶다면 ‘배도넛’을 함께 만들어 연말파티를 즐겨도 좋은 추억이 될 것이다. 배를 가로로 잘라 가운데 씨를 제거하고 도넛 반죽을 입혀 튀겨내면 동그란 구멍이 예쁜 배도넛이 된다.
우리 배는 수분함량이 90%에 가까울 정도로 과즙이 풍부한데, 다양한 수분과 아스파라긴산 성분은 체내의 알코올을 해독하는 작용이 뛰어나 연말 음주로 인한 숙취 해소에 뛰어나다. 또, 당분과 유기 아미노산이 함유되어 있어서 피로해소에 도움이 된다. 배의 루테올린과 사포닌은 가래와 기침, 기관지와 관련된 질환에 효과적이다. 배의 펙틴과 식이섬유는 소화를 돕는다. 우리 배에는 과육은 물론 껍질에 강력한 면역기능을 가진 폴리페놀이 풍부하다. 폴리페놀 화합물은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과가 있어 피로 회복에도 도움이 된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