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부산에서 개막한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수교 30주년을 맞아 한국과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국가들 간의 교류와 협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자리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과 아세안 정상들의 친목이 두드러졌다. 아세안 정상들은 문 대통령과의 양자회담 자리에서 한국과 문 대통령을 향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는 한국에 오자마자 한국 음식을 두 끼 먹었다고 언급하는 등 한국 음식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표했다. 쁘라윳 총리는 이날 오전 열린 한·태국 정상회담에서 “어제 도착하자마자 한국 음식을 두 끼 먹었다”며 자신뿐 아니라 딸도 집에서 한국 음식을 직접 만들어 먹을 정도로 한국 음식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쁘라윳 총리는 자신의 한국전쟁 참전 경험도 언급하며 한국과의 특별한 인연을 강조했다. 쁘라윳 총리는 한국전 참전부대인 보병 2사단 21연대에서 연대장을 역임한 바 있다. 쁘라윳 총리는 “저는 그때 ‘리틀 타이거’로 참전했다”며 “지난번에 문 대통령님께서 태국을 공식 방문하셨을 때 지금 살아계신 참전용사분들도 만나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태국은 한국의 영원한 우방이다. 한국전쟁 참전은 한국 국민들에게 깊은 감명을 줬다”며 “피로 맺어진 우의는 결코 퇴색하지 않을 것이며 새로 60년 양국관계는 더욱 깊어질 것”이라 말했다.
‘한류’와 관련한 대화도 꽃을 피웠다. 문 대통령은 쁘라윳 총리의 방한을 환영하며 “올해 두 차례 태국을 방문했는데 총리님의 환대와 태국 국민들의 환한 미소를 잊지 못한다. 우리 드라마 ‘태양의 후예’를 재밌게 보셨다는 말씀과 아리랑을 흥얼거리셨던 기억도 생생하다”고 덧붙였다.
오후에 이어진 인도네시아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서로를 ‘소중한 친구’와 ‘형님’으로 부르며 친분을 과시했다. 문 대통령이 조코위 대통령에게 “소중한 친구 조코위 대통령님을 제 고향 부산에서 만나게 돼 매우 기쁘다”고 환영인사를 건네자 조코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우리 존경하는 형님”이라고 부르며 친밀감을 드러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조코위 대통령의 이 같은 ‘형님’ 호칭에 대해 “정상회담 때 (이렇게) 언급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며 “매우 친한 관계임을 나타낸다. 두 분이 친분도 있지만 정책도 비슷한 것 같아 상당히 그런 마음이 통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산=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