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진아는 지난 2,3일 서울 이화여대 삼성홀에서 열린 양일간의 단독 콘서트를 통해서 ‘노래를 만들고, 노래하는’ 권진아의 다양한 성장점을 가감없이 선보였다.
첫 번째 곡으로 지난 2016년에 발매된 데뷔 정규 음반 ‘웃긴밤’의 마지막 트랙인 ‘스물’을 부르며 기타를 치면서 등장한 권진아는 순식간에 푸른 빛과 목소리만으로 공연장을 가득 채웠다. 권진아의 목소리와 푸른 빛으로 순식간에 몰입감을 높인 연출로 객석은 첫곡부터 눈물이 터졌다. 권진아는 생애 첫 콘서트를 시작하는 설렘과 다양한 감정들을 직접 적어온 일기장을 펼쳐 조근조근 낭독하며 ‘노래를 만들고, 부를 때가 가장 솔직해진다. 저의 노래를 듣는 동안 지난 옛 기억이 떠오르거나, 아픈 상처들이 조금 아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멜로디’, ‘꿈에서 만나’ 등 지난 9월에 발표된 정규 2집 ‘나의 모양’ 수록곡 등을 부르면서 슬픔이 진하게 베인 발라드 트랙을 특유의 물기어린 목소리로 전해 관객들이 차례대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토이(TOY) 7집에 수록되어 사랑을 받았던 ‘그녀가 말했다’를 비롯해 이번 앨범의 더블타이틀곡인 ‘시계바늘’을 부르며 진성과 가성을 자유자재로 오가는 탁월한 가창력과 폭넓은 감성으로 더욱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권진아는 숨죽여 울며 노래를 듣는 관객들이 많아지자 ‘옆사람 눈치보지 말고 울어도 된다’며 나즈막히 슬픈 노래의 향연을 이어갔다.
이틀간 권진아의 첫 번째 단독 콘서트를 위해서 권진아와 관객들이 사랑하는 게스트가 함께 든든한 무대를 꾸며줬다. 첫째날에는 멜로망스의 김민석이 등장해 큰 환호를 받았다. 김민석은 권진아와 함께 ‘잊지 말기로 해’를 부르며 극적인 하모니를 선보인데 이어 권진아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아름다운 슬픔을 겪는 것 같다’고 극찬했다. 재치있는 입담 뒤에 자신의 솔로 음반 타이틀곡 ‘생각이 나서’로 두터운 질감의 슬픔을 전하는 보컬로 감동을 선사했다. 둘째날에는 ‘악동뮤지션’이 함께 해 훈훈함을 더했다. 앨범 활동 마무리에도 흔쾌히 자리해 준 악동뮤지션은 ‘다이노소어’를 권진아와 함께 불러 수현과 권진아가 번갈아 극강의 고음 코러스로 ‘귀호강’을 선사해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어 악동뮤지션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곡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널 사랑하는 거지’를 불러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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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쪽쪽’, ‘그냥 사랑할래’,’플라이 어웨이’등 리드미컬하고 템포가 빠른 권진아의 자작곡들로 흥겨운 무대가 시작됐다. 여기에 오디션 프로그램 출연 당시 큰 사랑을 받았던 ‘씨스루’의 기타버전까지 권진아가 직접 치는 기타와 풀밴드, 스트링까지 한 데 어우러진 풍성한 사운드 속에서 권진아의 파워풀하면서도 유연한 보컬은 더욱 선명한 매력을 뽐냈다. 또한 미공개곡인 ‘FISH’와 이번 공연장을 찾아 준 관객들, 음악을 들어주는 이들을 위해서 쓴 자작곡 ‘널 만나려고’를 들려주어 무엇보다 ‘노래’로 진심을 전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명품 보컬인만큼 다양한 OST넘버들과 정규 1집 타이틀곡인 ‘끝’을 말그대로 열창한 권진아는 정규 2집 더블타이틀곡인 ‘운이 좋았지’로 2시간 반동안의 공연을 끝냈다. 환호 속에서 다시 등장한 권진아는 앙코르 곡으로 정규 2집의 동명 타이틀 테마곡인 ‘나의 모양’을 부르며 끝내 눈물을 보이기도 해 객석을 함께 울렸다. 마지막으로 권진아는 공연을 준비한 스태프들과 객석에 진심어린 감사를 전하며 앙코르 곡 ‘위로’를 불러 많은 이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권진아는 2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동안 흔들림 없이 계속된 감동적인 라이브와 듣는 재미가 넘치는 편곡, 이틀 내내 객석을 눈물바다로 만드는 위로를 전하는 목소리와 깊은 감성으로 첫 번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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