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내부에서 영국의 ‘노딜 브렉시트’를 막기 위해 오는 10월 31일로 정해진 브렉시트 시한을 재차 연장하기를 바라는 기류가 보인다고 영국 텔레그라프 등 현지 언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텔레그라프는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가 한 싱크탱크 행사에서 “일부 유럽 지도자들과 대화를 통해 들은 정보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더는 시한을 고수하지 않는다”며 “내주 EU가 10월 31일 시한을 철회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그간 브렉시트 시한의 연장에 반대해 온 입장을 누그러뜨렸다는 게 브라운 전 총리의 주장이다.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브렉시트 시한) 추가 연장이 확실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차기 EU 집행위원장은 지난 7월 “타당한 이유가 제시된다면 (브렉시트 시한) 재연장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EU의 입장 변화는 다음주 영국과 실무 협상을 앞두고 주목을 끈다. 노딜 브렉시트도 불사한다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벼랑끝 전술을 통한 협상력을 낮춰보겠다는 시도로 이 신문은 해석했다. 반면 영국 내 브렉시트 찬성파는 EU가 압박에 굴복한 징후라고 해석한다.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부 장관은 “이는 우리의 뜻을 약화하기 위한 시도지만 그들이 노딜을 우리보다 더 두려워하고 있다는 징후이기도 하다”며 “그들은 그것(노딜 브렉시트)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이라고 말했다. 존슨 총리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브렉시트가 재차 연기된다면 “정치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항구적 손상을 입을 것”이라며 “의회가 ‘노 딜’ 브렉시트를 가로막으려고 시도할수록 오히려 ‘노 딜’을 불러올 수 있다”고 주장했다.
영국은 당초 3월 29일로 예정됐던 브렉시트를 올해 10월 31일로 두 차례에 걸쳐 연기하고 기존 합의문에 대한 재협상을 추진해 왔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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