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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로가 체질' 전여빈, 앞으로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는?

‘멜로가 체질’에서 ‘돌직구가 체질’로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뚫어주는 전담 사이다 전여빈. 아픈 과거로 인한 환영 끝내고 드디어 세상에 발을 디딜까.

/사진=삼화네트웍스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극본 이병헌, 김영영, 연출 이병헌, 김혜영, 제작 삼화네트웍스)의 돌직구 다큐멘터리 감독 은정(전여빈). 널뛰는 감정선의 소유자인 진주(천우희)와 짠내 폭발하는 워킹맘 한주(한지은) 사이에서 그나마 이성적 인간이라 부를 수 있고, 할 말은 하고 사는 인물이다.

“당당하게 걸어야 치안이 덜 붙으니, 힘없이 걷지 말라”는 말도 안 되는 뉴스에 발끈해 “내가 피곤해서 힘없이 걷고 싶다는데 왜 내 걸음걸이를 치한한테 맞춰? 치한까지 배려하고 살아야 해?”라며 정곡을 찌르고, 홀로 아이를 키우게 된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던 한주에게 “힘들면서 웃지만 말고 욕도 좀 하고 그래”라며 대신 울분을 터트려주기도 했다.

이처럼 적재적소에서 시원한 사이다를 터뜨린 은정에게도 아픈 상처가 있다. 뜨겁게 사랑했던 연인 홍대(한준우)가 병으로 세상을 떠난 뒤, 무기력하게 하루하루를 살아냈고, 결국 홍대의 환영과 대화까지 나누게 된 것. 하지만 은정도 자신의 일상을 환기하려 노력 중이었다. 무엇보다 “난 돈이 너무 많아. 스스로를 게으르게 만들고 있어”라며 대박이 난 다큐멘터리로 번 돈을 모두 기부해 버리는, 진주의 비명과 한주의 낙담을 유발한 폭탄 결정을 내렸다.

어쨌든 이를 계기로 은정은 조금씩 밖으로 나왔고, 선배 아랑(류아벨)의 대타로 ‘소문으로 들었소’에 패널로도 출연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대학 동기이자 스타가 된 MC 소민(이주빈)과 만났다. 어떤 이유로 이들 사이가 벌어진 것인지 아직 밝혀지진 않았지만, 논리적이고 직설적인 은정과 단순하고 1차원적인 소민은 역시나 상극. 은정은 틀린 걸 바로잡아야 직성이 풀렸지만, 소민에게 은정은 사사건건 트집 잡는 사람이었던 것. 장장 9시간의 녹화 내내 으르렁거려 주변 사람들을 당황시켰다.



하지만 방송 후 은정은 소민에 대해 “같은 여자인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어떤 의도를 갖고 말하는지”라는 생각을 갖게 됐고, 아랑은 그녀의 호기심을 캐치했다. 이에 소민을 주인공으로 한 다큐를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특이한 캐릭터임에는 두말할 것이 없는 소민. 그녀라면 ‘진짜’를 보여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드디어 어릴 적부터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았다던 꿈이자, 은정이 가장 잘 하는 일, 다큐멘터리를 다시 시작하게 될지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이처럼 통 큰 기부를 시작으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은정. 이렇게 작은 보폭이나마 한 발자국씩 나아가면 머지않아 그녀도 제 자리를 찾아갈 수 있지 않을까. “두 끼 정도, 그 정도만 지나가면 괜찮을 거야. 하고 싶은 일을 찾는 것이든, 하고 있는 일을 잘하는 것이든”이라는 연인 홍대의 말처럼 말이다.

‘멜로가 체질’ 매주 금, 토 밤 10시 50분 JTBC 방송.

최재경 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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