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전현직 지도부의 비밀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농촌지역 촌민에게 빈곤 타파를 축하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를 보내 이목을 끌고 있다.
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1면 기사로 시 주석이 푸젠성 서우닝현 촌민에게 답장을 보내는 형식으로 이 지역의 빈곤 타파를 축하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답장에서 끊임없는 물방울이 돌을 뚫는다는 ‘적수천석(滴水穿石)’의 정신으로 농촌 진흥의 길을 갈 것을 독려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시 주석은 또 지난 30년간의 노력으로 이 촌락이 가난에서 탈피하는 등 큰 성과를 거뒀다고 치하하며 작은 힘이라도 끈기 있게 계속하면 성공한다는 점을 일깨워줬다고 강조했다.
●‘비밀회의’ 중 이례적 행보 왜
美갈등·홍콩사태로 난처해지자
건재 과시하며 업적 띄우기 주력
중국 지도부가 공개활동을 자제하는 베이다이허 회의 기간에 시 주석이 이례적으로 민심 다독이기에 나서고 관영매체가 이를 대서특필한 데는 미중 갈등 격화와 홍콩 사태 등으로 난처한 상황에 몰린 시 주석이 자신의 건재를 과시하고 업적을 띄우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그만큼 시 주석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미중 갈등이 날로 격화하는 상황에 더해 홍콩에서 연일 일어나는 반중시위까지 확대되자 일부 외신들은 시 주석의 지도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시진핑 정부가 안팎의 난제들에 대해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자 이러한 분위기가 중국 본토까지 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시 주석이 공개적인 민심 다지기 행보로 건재를 과시하고 구심력을 모으려 했다는 것이다. 푸젠성은 시 주석이 과거 1989년 닝더지구위원회 서기를 맡으며 빈곤 해결에 앞장섰던 지역으로, 그의 업적을 드러내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시 주석은 당시 이 지역 빈민 94%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 성과를 거두며 이른바 ‘닝더 모델’을 만들어낸 바 있다. /노현섭기자 hit812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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