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제주서 1박2일 정국구상

지난 주말 가족과 지인 별장 찾아

'축소 휴가' 지적에 靑 "개인 일정"

지난 2014년 1월 영화 ‘변호인’을 함께 관람하고 있는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송기인(왼쪽) 신부. /연합뉴스

이번주로 예정됐던 여름휴가를 반납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부터 1박2일간 제주도를 비공개로 방문한 사실이 29일 뒤늦게 알려졌다. 정식 휴가는 아니지만 주말을 이용해 김정숙 여사, 손자 등 가족들과 함께 휴식을 취하고 온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번 일정 중에 제주시 한림읍 협재리에 위치한 지인의 별장에 들렀다고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번 일정이 ‘개인 일정’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름휴가를 취소하겠다고 공언한 문 대통령이 가족들과 제주도를 찾은 것을 두고 ‘축소된 휴가를 다녀온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자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국정에 대해 무한책임을 지지만 공직자에게도 주말이 있고 평일이 있다”며 “주말을 이용해 어느 지역을 방문하는 것은 개인의 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식 휴가가 아닌 개인 일정인 만큼 수행도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 등 최소 인원으로 제한했다. 문 대통령과 가족들은 27일 오전 제주에 도착한 직후 제주시 탑동로 소재의 한 음식점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문 대통령이 현지 식당에서 지역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는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한편 이번 제주도 일정 중 문 대통령이 송기인 신부의 별장에도 들렀다는 관측도 나온다. 송 신부는 부산·경남 지역 민주화운동의 대부이자 문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의 멘토·동지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여름휴가차 찾은 경남 진해 해군기지 공관에서도 송 신부를 만나 식사를 하며 국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전에도 종종 김 여사와 제주도를 찾아 올레길을 걸었는데 이때도 송 신부의 집에 머물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현안이 산적한 만큼 송 신부의 별장에서 대내외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한 것으로 보인다./양지윤기자 [e-mail]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7일 오전 제주도의 한 식당에서 지역 주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소상공인경영지원센터 페이스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