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란 영상물을 내려받을 수 있는 토렌트 파일도 이를 인터넷 상에서 유포할 경우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음란물 유포 혐의로 기소된 노모(50)씨의 상고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노씨는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미국에 서버를 둔 인터넷 사이트에 음란 영상물과 관련한 토렌트 파일 8,402개를 올린 혐의로 기소됐다. 토렌트 파일은 특정 파일의 공유 정보가 저장된 데이터 파일이다. 파일 콘텐츠 자체가 담긴 게 아니라 다운로드할 때 필요한 파일 이름이나 크기, 파일 조각의 정보, 트래커 주소 등 메타정보가 담겼다. 재판에선 파일 자체가 음란 영상물이 아닌 토렌트 파일에도 음란물 유포죄를 적용할 수 있는가가 쟁점이 됐다.
1·2심은 “토렌트 파일을 제공하는 것은 그와 관련된 콘텐츠 파일을 다운로드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서 실질적으로 해당 콘텐츠 파일 자체를 직접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기능을 수행한다”며 “토렌트 파일을 제공하는 행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음란한 부호 등을 배포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하급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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