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후원금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전광훈 한기총 대표회장 목사가 두 달 넘게 직원들에게 임금을 주지 않은 것은 물론 사무실 임대료도 밀려 있는 상황인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한기총 상근직원은 올해 6월과 7월 두 달 연속으로 임금을 받지 못했다. 총 6명인 이들 직원의 밀려 있는 월급 총액이 3,000만원에서 4,000만원에 이른다. 한기총 사무실 임대료도 장기 체납 중인 상황이다.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5층을 빌려 사용하는 한기총은 월 임대료로 1,000만원을 내야 한다. 그러나 지난 2월 15일 전 목사가 한기총 대표회장에 취임한 뒤로 3월부터 내리 다섯달 동안 임대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교계 안팎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 나온다. 직원 인건비는 후원금·회비 등으로 조성한 한기총 재정에서 지급되는데 전 목사는 한기총 회장이 된 이후로 10여 차례 공식 행사를 주관하며 그때마다 후원금을 받았다. 그럼에도 임금이 밀리고 있어 전 목사가 후원금을 횡령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전 목사가 서울 도심 유명 호텔에서 정치적 성격이 강한 ‘국가원로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참석자들에게 값비싼 호텔 서비스 등을 제공한 것을 두고도 뒷말이 나오고 있다.
앞서 한기총 내부 특별기구인 조사위원회는 전 목사가 취임 5개월간 한기총 주최 행사 10여 건을 열며 후원금을 횡령한 의혹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사위에 따르면 각종 행사 때 받은 후원금 계좌 대부분이 한기총 명의 계좌 대신 전 목사가 총재(대표)로 있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대국본)나 전 목사 개인 명의 계좌로 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기총 관계자들은 이날 전 목사를 횡령과 사기, 공금유용 등의 혐의로 서울 혜화경찰서에 고발할 예정이다.
앞서 전 목사는 선교은행을 설립하겠다며 신도들에게 기금을 받아 착복한 혐의 등으로 이달 12일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전 목사 측은 관련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박원희 인턴기자 whatam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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